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G&G구조조정대표 이용호(李容湖)씨가 지난해 4~9월 검찰 고위간부들을 연이어 접촉한 배경과 이유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오히려 이때가 이씨에 대한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조사와 내사가 진행중이었던 시기라는 점 때문에 ‘수사무마용 접촉’이라는 관측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먼저 이 전 전무가 서울 시내 M호텔에서 이범관(李範觀) 서울지검장(당시 대검 공안부장),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당시 대검 중수부장),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당시 대검차장)을 잇따라 만났던 지난해 4월 말~5월 중순 무렵이 이씨 계열사에 대한 금감원의 감시가 시작된 직후라는 점.
금감원은 지난해 3월 이씨의 계열사를 밀착감시대상으로 정하고 자금조달 현황 등에 대한감시 작업을 벌인 데 이어 지난해 4~7월 이씨를 불러 직접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당연히 이 전 전무가 자신과 ‘공동운명체’인 이씨의 부탁에 따라 검찰 간부들을 만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한 상황이다.
특히 이 전 전무는 당시 이 검사장에게 “대검 중수부와 관련된 사안이 있으니 검찰간부를 소개시켜달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해 5월 이씨가 신 전 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를 계열사 사장으로 영입한 것에 대해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이 검찰 수사 대비용으로 결론을 내린 점도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이 전 전무가 신 전 총장을 독대한 것으로 의심 받고 있는 지난해 8월이나 신 전총장과 골프모임을 가진 9월2일은 시기적으로 더욱 민감하다.
이미 금감원이 7월 말게 문제의 보물발굴사업에 대한 기획조사에 돌입한 데 이어 대검중수부도 8월 중순부터 내사를 시작하는 등 이씨에 대한 수사망이 점점 좁혀들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
특히 일부에서는 이씨가 지난해 8월께 M호텔 목욕탕에서 신 전 총장에게 직접 접근했던 사실까지 묶어 이들이 이 시기의 급박한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마지막 노력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이들이 이씨의 구속은 막지 못했으나 이후 승환씨나 이 전 전무가 형식적인 조사만으로대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구명로비가 일부는 효과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다음 주중 신 전 총장을 소환, 구명로비 및 수사중단 압력 의혹에 대해 직접 조사할 방침이어서 다음 주가 특검팀 2차 수사의 분수령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