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고에서의 이과(理科)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과내에서도 물리보다는 지구과학 등 수능에서 점수 따기 쉬운 과학과목으로 몰리는 편중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교차지원 ‘성행’과 맞물려 이같은 일부 과학과목 기피 경향에 따라 이과생들의 대학 입학후 기초학력저하 심화와 이에 따른 이공계 인력양성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한양대 이영무교수팀이 최근 서울시내 6개 고교를 대상으로조사, 13일 밝힌 2001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영역 선택과목 현황에 따르면 전체 1,309명(남 895명,여414명) 중 지구과학 선택자가 36.2%(474명)로 가장 많았고 생물 32.2%(422명),화학 25.6%(335명) 등이었다.
반면 물리를 선택한 학생은 78명으로 6.0%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여학생(24명, 5.8%)이 남학생(54명,6.0%)보다 물리 ‘가뭄’현상이 심했으며, 여학생의 경우 생물 선택자(167명.40.3%)가 지구과학(114명,27.5%)을 선택한 경우 보다 많았다.
실제로 서울 강남 S고교의 경우 2002학년도 자연계수능 응시자 360명 가운데 지구과학과 생물 선택자가 각각 30% 대 수준이었던 반면, 화학과 물리 선택자는 각각 20%, 10% 수준에 그쳤다.
심지어 일부 고교에서는 물리 과목 선택자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해 고3 교과과정에 아예 물리과목 자체가 편성되지 않아 물리 응시희망자들이 아예 다른 과목으로 돌리거나 별도 과외수업을 받아야 하는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내 한 고교교사는 “어려운 과목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려는 현상이 해마다 심해지고 있지만 딱히 이를 막을 방편이 없는 형편”이라며 “희망전공이나 적성에 따른 과학과목 선택을 권장하고 있으나 당장 높은 수능점수를 받는 게 시급한 학생들을 설득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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