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났다. 고향 가는 길도,돌아오는 도로도 자동차로 메워졌다. 매년 되풀이되는 것이고, 누구나 예상했던 일이다. 자동차가 없으면 고향에도 못 다녀오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같다. 반면 차가 빠져나간 서울 거리는 무척 한산하다. 막힘이 없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시원하다. 물 흐르듯 차들이 달린다. 평소에도서울이 이 정도면 참 살기가 좋을 텐데.■‘자동차 공유 운동’이라는 것이 있다. 일종의 자동차 회원 서비스제로, 회원은 매달 자동차를 이용한 시간과 운행 거리에 따라 요금을 지불한다.
회원들은 구입 물건을차로 옮겨야 할 때, 심부름할 경우, 자동차말고는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 갈 때에만 자동차를 이용한다. 보통은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닌다. 다른교통수단이 없을 때에만 최종적으로 자동차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더 건강한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유럽에서의 여러 연구에 의하면 이 운동에 참여한 자동차소유주들은 에너지 사용을 약 절반 정도 줄였으며, 차를 한 대 공유하는 것은 혼잡한 도로를 다니는 네 대의 자동차를없애는 것과 같다.
또 자동차는 자원 집약적인 성격을 갖지만, 운행되지 않는 시간이 자동차 수명의 90%에 이르기 때문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자원 효율적인 교통체계 마련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운동은 유럽에서 대안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통체계로 주목 받기 시작했으며, 보스턴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시애틀 토론토 밴쿠버 등 북미 여러 도시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2000년에 이미 약 14만 명이 회원에 가입했다.
■환경운동연합이 번역해 펴 낸 월드워치연구소의 ‘지구환경보고서 2002’에 소개된 내용이다. 1990년대 소비자들이 생태적으로 건전한 산업을만드는데 참여해야 한다는 개념을 적용한 성공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은 “만약 당신이 도시에 살고 있다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도 한때 ‘차 함께 타기’ 운동을 실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남은 것은군데군데 서있는 녹 슨 팻말 뿐이다. 서울의 교통문제를 해결하면 노벨상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제는 발상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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