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주력 상품은 종신보험”이라며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1~2년 전부터 종신보험 신규 유치에 혈안이 되면서 향후 부실 계약이 양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신규 생보시장 50% 육박
1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교보, 대한 등업계 ‘빅3’의 경우 신규 유치 개인보험 중 종신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건수 기준으로 지난 해 1월 평균5.2%에서 올 1월 36.9%로 껑충 뛰었다.
삼성생명의 경우 1월 종신보험 점유율이 무려 47.0%에 달했고 교보와 대한은 각각30.0%, 30.3%를 기록했다. 예정이율을 인하하기 이전인 7~10월 최고조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하락했지만 현재의 상승세를 감안할때 조만간 종신보험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종신보험이 이처럼 급신장하는 것은 암보험 등 기존 보장성 보험처럼 특정 질병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떤 이유로 사망하든지 보상이 이뤄지는 장점 때문.
생보업계 관계자는 “월별로 종신보험 점유율이 다소 들쭉날쭉 한 것은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머지않아 종신보험이 생보 시장의 70~80% 이상을 점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실계약 양산 우려
“종신보험의 경우 고객의 재무 상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판매하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생보사의 종신보험 확대 일변도 경쟁에 대한 한 외국 생보사관계자의 경고다.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FC(Financial Consultant), LP(Life Planner) 등으로 불리며 탄탄하게 훈련받은남성 전문 설계사만이 종신보험을 팔 수 있는 반면, 국내 생보사들은 연고 위주의 판매 방식이 몸에 밴 이른바 ‘아줌마 설계사’들이 너도나도 종신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10~30년간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특성 상 전직, 감봉, 실직 등 재무 환경이 바뀔 때마다 즉각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객이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계약을 체결한 보험설계사의 전직이나 이직 등으로 방치되는 이른바 ‘고아 계약’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과연 보험사들이 향후 수십년 후에 보험금을 지급할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한 생보사 임원은 “각종 연금의 재정 위기에서 알 수 있듯이 보험사가 부실화할 경우 종신보험 계약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보험사들은 무작정 종신보험 확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능력에 맞게 점진적으로 종신보험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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