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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佛 갈등 갈수록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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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佛 갈등 갈수록 증폭

입력
200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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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노선에 대해 비판의 폭과 강도를 높여가면서 양국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아프가니스탄 전쟁이후 국제 현안에 접근하는 근본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양국의 논쟁은 이제 중동평화협상, 전쟁포로 대우, 미국의 국방비 증액 문제 등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위베르 베르딘 프랑스 외무부장관은 최근 유럽연합(EU) 외무부 장관들과 콜린 파월 미 국부부 장관에게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정통성 강화를 위해 선거를 실시하고, 인티파다(봉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하자는 내용의 독자적인 중동평화 안을 제시한 것으로 8일 밝혀졌다.

그러나 미국은 미첼과 테닛 중재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팔레스타인 과격 무장단체를 단속하도록 아라파트 수반에게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를 일축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프랑스측 제안을 겨냥, “중동지역 사태 해결의 초점을 흐리는 요소들의 도입은 사태진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베르딘 장관이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이스마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정상회담을 지칭하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중동 지역에 전략적 교착 상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프랑스는 쿠바 관타나모미 해군기지에 수용된 탈레반 병사들에 대해서만 전쟁포로 대우에 관한 제네바 협정을 적용하겠다는 미국의 방침도 문제를 삼았다.

프랑스 외무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알 카에다 대원을 포함한 모든 포로에게 협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 수년간 14.5% 증액될 미국의 국방비 지출 문제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조스팽 총리는 이날 파리에서 열린 국제돈세탁방지회의에서 “미국은 모든 외교현안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귀결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잠재적인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군사적 수단에만 의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악의 축’발언과 관련해 유럽국가의 정상이 공개적인 비판을 한 것은 조스팽 총리가 처음이다.

조스팽 총리는 또 부시 대통령이 군축, 환경, 개도국원조 문제등에서 취한 접근법을 유럽의 다원주의적 노선과 비교하면서 “미국이 일방주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우리에게 합류하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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