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5개 지역 4만6,000여명의 고교 진학생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추첨과정에서 오류가 발생, 교육청이 배정 결과를 백지화하고 전면 재배정에 나서는 최악의 사고가 발생했다.특히 이번 사고는 도교육청이 추첨대상 대폭증가와 추첨방식 다변화를 이유로 최저가 입찰을 통해 선정된 용역업체에 추첨과정 일체를 맡긴 채,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발표하는 과정에서 발생해‘전형적인 부실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 1974년 이래 추첨과정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경기도교육청(조성윤ㆍ趙成胤 도교육감)은 9일 컴퓨터 추첨과정의 오류로 8일 발표한 수원, 성남, 안양권(과천 의왕 군포 포함), 고양, 부천 등 수도권 5개 고교평준화 지역 신입생 배정결과 가운데 부천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지역에 대한 발표내용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 고교는 9일로 예정됐던 신입생 소집을 전격 취소했고 원거리 배정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들이경기 수원시 장안구 도교육청에 몰려들어 거세게 항의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해 3월 도교육청 입찰에서 선정된 ㈜3iST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선지원 후추첨’과 ‘근거리 구역 배정’의두 단계로 나누어 학교를 배정하던 중 2단계인 근거리 구역 배정 단계에서 컴퓨터 오류가 발생, 구역 및 지망순위 재배정이 뒤섞이면서 발생했다.
실수를 인정한 도교육청 실무 관계자는 “배정 결과에 대한 검증 프로그램이 없어 배정이 제대로됐는지는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1단계만으로 100%를 배정한 부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 배정결과를 백지화하고 전면 재배정 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이번 사고로 학교배정이 잘못된 학생수는 전체 배정대상 4만6,000여명 가운데 38%에 해당하는 1만7,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조교육감은 "비상대책반을 구성,설 연휴가 끝나는 14일까지 재배정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한편 교육 인적자원부는 다른 12개 시·도교육청에도 배정결과를 긴급 재점검할 것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시달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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