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별텔레콤 전 회장 한근섭(韓根燮ㆍ48)씨가 ㈜G&G구조조정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핵심 자금줄로 특검팀에 구속된 김영준(金榮俊)씨 소유의 대양신용금고에서 80억원을 빌린 사실이 드러나 한별텔레콤 사건과 ‘이용호게이트’의 배후가 한 몸통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이씨와 주가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천수(41ㆍ실명 김천호)씨가 실 소유주인 코리아에셋메니지먼트에 한별텔레콤 유상증자 발행주식 120만여주가 제3자 배정된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네 사람의 관계는 금전과 주식 거래 등 드러난 것만 살펴봐도 난마처럼 얼키고 설켜 있지만 일단 사채업자들인 김천수씨와 김영준씨가 뒷돈을 대고 한씨와 이씨가 각각 해외전환사채(CB) 불법발행과 주가조작 등에 나서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한씨가 지난해 5월13일 대양금고에서 80억원을 빌릴 당시 시흥공장을 담보로 잡았지만 한별텔레콤의 경영난이 극심했던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개인적 친분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이용호씨와 함께 2000년 6월과 11월 각각 제주국민금고와 대양신용금고를 인수한 뒤 이를 자금 기반으로 삼아 주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특검팀의 추적을 받고 있는 김천수씨도 한씨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코리아에셋메니지먼트는 지난해 5월15일 한별텔레콤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120만여주를 배정받아 총 발행주식(1,800여만주)의 6.7%를차지, 최대 주주가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한별텔레콤의 기업 내용이 좋지 않은데다 주가가 1,300원(액면가 500원)에 불과한 한별텔레콤 주식을 액면가의3배가 넘는 1,650원에 할증 발행, 증자 참여 유인요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코리아 에셋 매니지먼트가 대량의 주식을 받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한별텔레콤이 대양금고에서 대출한 80억원 중 16억원이 김천수씨와 이씨가 주가조작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고제를 인수할 당시 인수 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사실도 이들의 동맹 관계를 추정케 하고 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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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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