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연두교서의 ‘악의축’ 발언 이후 빚어진 대북정책에 관한 이견을 20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해소키로 하고 합의 도출을 위한 절충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그 결과 한미 양국은 이번 회담이 지속적인 대북정책 공조 및 양국 관계 재정립을 위해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국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공통된 우려를 표명하되, 한반도의 안정은 북미관계 보다는 남북간의 화해 협력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키로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관계자는 7일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단에 대한 부시 대통령 방한 배경설명에서 “부시 대통령은 서울에서 남북 화해협력을 핵심의제로 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문제는 북미대화가 핵심이 아니며 관건은 남북대화를 통한 화해와 협력”이라면서“김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공동의 목표도 한반도의 안정과 남북화해협력 증진이며, 미 정부는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은 최근 뉴욕에서 접촉을 가졌다”고 밝혀 29일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이후 북미간에 실무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이 서울에서미국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 수사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북미협상은 단계적으로 진행하되 미사일 현안만 독립적으로 다루지는 않을 것”이라면서”앞으로 북미 대화는 북한 미사일을 포함, 재래식 군사력과 핵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틀의 포괄적 대북협상 방침을 밝혔다.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국 대사도 이날 “부시대통령의 성공적 방한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현재 두 나라 사이에는 북한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평가, 남북 및 북미 대화의 필요성, 햇볕정책의 지지 등 대북 정책의 큰 맥락에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날 오전 대사관저에서 열린 데니스 블레어 태평양사령관의 기자간담회에 동석, 이같이 밝히고“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입장조율을 위한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사령관은 “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현장방문해 양국의 동맹관계가 얼마나 강한지 직접 보게 될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은 9ㆍ11 테러 이후 더욱 커진 대량 살상무기에대한 미국민의 우려를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사령관은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이 올바른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와함께 남북대화가 중요하다”며 “대북정책 수립을 위한 한ㆍ미ㆍ일 3국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워싱턴=윤승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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