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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서비스맨이 외국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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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서비스맨이 외국인이네?"

입력
200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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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A무역업체 직원 김모(33)씨는 최근 사무실에 미국 뉴욕이 발신지로 적힌 서류봉투를 배달하러 온 파란눈의 외국인을 보곤 깜짝 놀랐다.“혹시 거래업체에서 사전 통보도 없이 부정적인 소식을 직접 전하러 온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국 직원들이 파업하는 바람에 우리가 원정와서 배달하고 있다”는 말을 듣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벽안(碧眼)의 ‘퀵서비스 맨’들이 서류 뭉치와 소형 화물을 실어나르며 서울 도심을 누비고 있다.

그 주인공은 미국계 특송회사 페덱스 코리아의 미국 본사와 호주, 뉴질랜드지사에서 온 ‘원군’들. 페덱스 코리아 직원들이 지난해 9월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본사측이 교육지책으로 제3국 직원들을 불러와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이다.

페덱스 코리아 관계자는 “장기 파업으로고객의 절반 가량이 떨어져 나가고 고객들에게도 피해가 커 비상대책으로 외국 직원들을 투입하고 있다”며 “외국 직원들은 서울의 지리와 물정을 잘몰라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페덱스의 외국인 파견직원은 30여명. 이들은 1개월간 한국에서 일한 뒤 본래 근무지으로 복귀한다.

한 외국계 직원은 “물건을 가지러 가면 고객들이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이제는 반겨준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노사분규를 마무리해 정상적인 특송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페덱스를 이용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파업 와중에도 고객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외국인을 투입하는 모습에서 배울 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관련법 상 대체인력은 ‘경영상 일체를 이루고 있는 법인’(동일사업)에서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 논란도 빚고 있다.

한편 페덱스 코리아 노조는 지난해 9월28일부터 성과급 제도 철회와 해고직원 복귀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회사측은 이에 맞서 지난 달 30일 직장폐쇄 조치를 취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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