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기밀수선 사건 이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대화를 중단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7일 아라파트 수반에게 “대 테러의지를 행동으로 보일 것” 을 재차 촉구, ‘선 테러중지, 후 중재’ 라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부시대통령은 이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의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무기밀수 사건은 큰 충격이고 실망” 이라며 “아라파트 수반은 테러를 근절하는 데 할 수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아라파트 수반과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한 샤론 총리의 수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나의 말을 분명히 알아들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보다 더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다” 고 언급, 아라파트에 다시한 번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부시 대통령이 아라파트와의 관계단절 요구에 완곡하게 거부의사를 밝힌 것은 아라파트를 제거하고는 자치정부와의 협상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현실론을 받아들인 것이란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은 샤론 총리에게 대 테러전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표명을, 아라파트 수반에게는 자치정부의 유일한 미국측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미국의 향후 중동정책의 입지를 넓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 앞서 관측통들은부시 대통령이 취임 1년도 안돼 4차례나 백악관을 초청을 받은 샤론 총리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부시대통령은 또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깊이 이해한다”며 3억 달러를 비정부 기구(NGO)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약속, 팔레스타인의 반미 감정을 누그러뜨리려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딕 체니 부통령의 중동 파견을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체니 부통령은 다음달 중순 걸프 6개국과 이스라엘, 이집트,요르단, 터키 등을 순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체니 부통령의 중동 순방이 아라파트 수반이 수 차례 요청해 온 앤터니 지니 중동특사의 복귀가 가까운시일 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부시 대통령은 “체니 부통령이 대 테러전에 임하는 미국의 의지가 진정한 것임을 중동 우방국들에 보여줄 것” 이라고 밝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재보다 이라크 등 제2차 대 테러전이주된 관심사임을 표명했다.
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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