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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형택 골프로비'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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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형택 골프로비'밝혀야

입력
2002.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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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게이트의 이씨가 검찰에 긴급체포된 지난해 9월 2일, 게이트 배후 주역인 대통령 처조카 이형택씨가 신승남 전 검찰총장과 골프를 쳤다는 것은 분명 수상쩍다.신 전 총장은 검찰 간부들과의 골프 모임에 이형택씨가 나타나 어울렸을 뿐, 이용호씨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게이트의 몸통 격인 이형택씨가 다급한 상황에서 일없이 검찰총장을 찾아가 한가하게 골프만 쳤다고 믿기 어렵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무언가 알아보거나 부탁할 목적이었다고 보는 게 상식일 것이다.

검찰 총수가 대통령 인척과 골프장에서 어울린 처신의 옳고 그름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 6월부터 대검 중수부가 이용호 게이트를 내사한 과정에서 이형택씨가 얽혀 있다는 소문조차 총장이 듣지 못했다고 믿기 어렵다.

그렇다면 중수부가 이용호씨를 체포한 바로 그날, 배후설이 시중에도 나돈 대통령 처조카와 무심한 듯 골프만 쳤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골프 모임 직후 이형택씨는 국회 국정 감사에서 게이트 연루 의혹을 추궁 당했고, 다음달 중수부가 소환, 조사했으나 무혐의 처리했다.

이 사이 이씨는 총장 동생의 로비 관련을 빌미로 무마 압력을 가했고, 동생에 대한 검찰 수사 결론 역시 무혐의였다. 이게 다 연관됐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진상은 특검이 밝힐 일이다. 그러나 검찰 개혁과 신뢰 회복이 절박한 마당에, 신 전 총장외에도 전ㆍ현직 서울지검장이 게이트 무마를 위한 골프 모임을 주선하고 어울린 의혹에 연루된 것은 심각한 사태다.

검찰이 손 놓고 앉아 당사자들의 궁색한 변명과 특검 수사만 지켜 볼 계제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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