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 대강당. 2003년 개교할 부산과학영재학교 운영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이공계 대학교수, 시ㆍ도교육청 관계자, 과학고 교사 등 과학교육 전문가 300여 명이 모였다. 공청회에서 제시된 안에 따르면 제1기 과학영재학교생 144명이 누릴 환경은 눈부시다.
인공지능개론, 생명공학, 나노화학 등 획기적인 커리큘럼과 수많은 실험실습, 대학 위탁교육 등….
중학교 이수자로 나이 제한을 둔 것 등 기존 과학고의 실패 요인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일반고를 졸업한 기자의 입장에선 부러웠다.
나도 고등학교 때 저런 수업 한 번 받아봤다면 혹시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문득 영재과학교육에 대해서는 “잘 한다, 못 한다”는 말이라도 있지만, 일반 과학교육에 대해서는 지원 논의조차 없는 것에 화가 났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자 포항공대의 한 교수는 “과학고나 일반고는 교육인적자원부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부에서 기자재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과학영재학교도 과기부와 각 시ㆍ도교육청 간의 ‘협약’이라는 이상한 관계 설정 하에 추진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부처간 장벽 속에서 99% 이상의 소위 ‘비(非)영재들’은 시대에 뒤처진 과학 교과서를 펴 놓고 실험 수업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벨상은 1%에서 나오겠지만 국가 산업기반을 튼튼하게 할 과학기술자는 99%에서 나온다.
99%의 학생에게 과학에 대한 ‘꿈’ 한 번 제대로 심어주지 못하니 이공계 대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
이진희 문화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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