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한국시간) 솔트레이크시티 한 고급주택에서는 파티가 열렸다. 대한태권도연맹 회장을 지낸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이 미국태권도협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을 초청, 모처럼 흥겨운 시간을 보낸 것이다. 그 주택은 한때 유타주 주지사 관저로 사용되었다가 지금은 NBA 스타 칼 말론의 부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있는 태권도계 상황을 알고 있는 일부 교민들은 이 파티에 대해 당장 “국기인 태권도가 흔들리고 있는 마당에 한가하게 파티냐”며 곱지않은 시선을보냈다.
실제로 한때 막강한 위세를 자랑했던 국기 태권도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내분과 비리 의혹 등으로 올림픽 종목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는 등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
더구나 위기를 수습해야 할 주체인 대한태권도협회는 최근 창립 41년 만에 처음으로 직선제로 수장을 뽑았지만, 각종 비리의혹에 대한검찰 수사로 일부 관계자들이 구속되는 바람에 해결의 실마리조차 풀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 회장도 이날 낮 기자가 태권도계상황을 묻자 “올림픽 때문에 이곳에 왔는데 태권도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며 애써 언급을 회피했다.
김 회장의 파티는 작금의 태권도계 상황을 고려하면 스스로 ‘어울리지 않는 잔치’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물론 김 회장은 지난해 대한태권도협회장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오랜만에 미국에 온 김에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이라고 반박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교민은 “30여년가까이 태권도계 수장으로 세계 태권도계를 쥐락펴락했던 장본인으로서 지금의 위기상황에서 파티를 벌이는 것은 신중치 못한 처사”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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