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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한별게이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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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한별게이트'인가

입력
2002.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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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게이트’인가. 위성방송기기 생산업체인 한별텔레컴 전 회장 한근섭씨가 해외전환사채불법 발행을 통해 얻은 수백억원대의 차익 중 상당 액을 정ㆍ관계 로비에 사용한 혐의를 검찰이 수사 중이다.해외전환사채를 이용한 주가조작으로 불법자금을 챙기는 수법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한씨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동안 공식적으로 발행된 해외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만 5 차례 58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회사 유입은 50여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상당액이 정치권 및 금감원에 흘러 들어간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벌써 몇몇 유력 정치인의 이름이 나오는 등 로비 대상과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거의 모든 것이 이전의 4대 게이트와 흡사하다. 등장 인물의 이름 정도만 가리면 구분이 불가능할정도다.

4대 게이트의 전모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에 못지 않은 또 다른 게이트가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에도 벤처 기업이 관련됐다. 이종남 감사원장은 현 정권 들어 정치 권력과 결탁된 대기업 부정이나 금융비리와 관련된 부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벤처 기업을 이용한 부정은 새로운 수법이란 말인가. 얼마 전 야당은 정치 권력과 결탁해 자금을 조성한 이른바 ‘위장 벤처 기업’이 23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언제 어떤 게이트가 또 터질 지 불안하기만 하다. 현재 벤처 업계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어느 벤처가 어떤 게이트에 연관돼 곧 망한다’는 ‘벤처 괴담’까지 떠돌고 있는 정도다.

이러다가는 벤처가 고사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씨는 지난해 9월 수사가 시작된 직후 해외로 도피, 현재 중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건 윤곽이 드러났고, 주인공이 어디에 있는지도 밝혀졌다.

관계자들의 진술도 상당하다. 이제 남은 것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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