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투기단속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서울지역 주택 매매가격이 큰 폭 상승한것으로 나타났다.7일 국민은행의 ‘도시주택가격동향조사’에따르면 지난달 15일 현재 주택 매매가격 종합지수(1995년 말=100)는 106.2로 전월 103.5에 비해2.6%(2.7% 포인트)가 올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7%, 광역시가 1.6%, 중소도시가 2.8% 각각상승했으며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4.1%, 단독주택 0.7%, 연립주택이 1.2% 올라 서울이 전체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서울 강북지역은 아파트(3.7%) 단독주택(0.6%) 연립주택(0.3%)등이 올랐고, 강남지역은 아파트 7.9%, 연립주택 1.8%, 단독주택 1.2% 등으로 강남지역 아파트가 폭등세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전세가격은 종합지수가 135.2로 전월 132.4에 비해2.1%(2.8%포인트) 올랐으며 서울은 2.1%, 광역시는 1.9%, 중소도시는 2.4%가 각각 올랐다. 서울 강북지역 전세가격은 지난해10월 0.5%, 11월 1.5%, 12월 0.3%씩 하락했으나 지난달에는 1.9%의 오름세를 보여 지난달 2.3% 오른 강남지역과 함께 전반적인상승세를 보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이사철을 앞두고 전반적인 입주 물량이 부족, 아파트 위주로 부동산값이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집마련 포기할판" 서민 울분
정부 대책에도 불구,2월 이후 집값 상승세가 오히려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무주택 서민들의 울분 섞인 항의 메일이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 등 관련 부처 홈페이지로 쏟아지고 있다.
7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평소 하루에5~6건 정도에 불과하던 민원성 메일이 지난5일 이후 하루 20여건으로 급증하고 있다.재경부 관계자는“민원성 메일의80%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성토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목동 아파트 세입자라고 소개한 시민은 “거동 불편한 노모를 모시며, 올 봄에는 내 집을 마련하려고 허리띠를 졸라맸는데,이제는 괴로운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문에서는 양천구 집값이7.2% 올랐다지만 목동아파트1~14단지는 지난해 말 이후 20%나 상승했다”고 허탈해 했다.분당 신도시의 한 주부도 “아파트 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을 포기한 것은 물론,전세금을 올려주려면 추가로 대출을 받아야 할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시민은“30평짜리 아파트가5억원을 호가한다니 세계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라며 “많은 국민들은 IMF체제를 극복하면 부동산 투기가 사라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70년대식 후진국형 투기붐이 불고 있다”고 개탄했다.
일부 시민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집값 폭등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무주택서민’이라고 밝힌 시민은 “정부가 부동산ㆍ건설경기 활성화를 명목으로 분양권 전매를 허용한 것이 부동산 투기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필명이‘아파트’인 시민은 “집값, 전세값이 폭등했는데 정부의 주택안정대책은 전세자금 대출 확대에 머물고 있다’며 저금리 정책과 분양가 자율화의 전면 재검토,분양권 전매 전면 금지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가 막힌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주택문제, 아이들 교육문제 등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며“정부는 서민들이 집 걱정 하지 않고 자기일 열심히 하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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