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놓쳐 아쉬움이 컸던 영화들, 연휴동안 비디오로 만나보면 어떨까.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의 손때가 덜 묻은 작품들로…‘와이키키 브라더스’(감독 임순례, 18세, 4일 출시)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달래주며 삶의 의욕을 되찾게 해준다.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다가 고향 수안보의 호텔 와이키키에 일자리를 구한 삼류밴드 리더 성우(이얼).
오랜만에 만난 첫사랑 인희(오지혜)가 음악의 꿈을 저버리고 야채장사로 억척을 떨며 살아가는 모습도 애처롭고, 밴드 멤버들도 하나 둘씩 떠나간다.
취객의 강요로 발가벗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성우에게서는 삶의 고됨이, 무대에서 ‘사랑밖엔 난 몰라’를 부르는 인희에게는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하다’는 실낱 같은 희망이 엿보인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외에 관객들이 ‘와ㆍ나ㆍ라ㆍ고’라고 부르며 ‘살리기’에 나섰던던 ‘작은 영화’들도 이미 출시돼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감독 정재은, 주연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전체)는 여상을 졸업한 평범한 스무살의 삶을 감각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담은 작품.
‘라이방’(감독 장현수, 주연 김해곤 최학락, 18세)은 별볼일 없는 30대 택시기사들의 세상 이야기를 전한다.
‘나비’(감독 문승욱, 주연 김호정 강혜정,15세)는 망각의 바이러스를 찾는 여인 안나의 심리를 디지털카메라로 가까이서 포착했다.
순정만화풍의 애니메이션으로 처음과 마지막을 깔끔하게 장식한
‘와니와 준하’(감독 김용균, 15세, 7일 출시)에서는 김희선과 주진모가 사랑의 마음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선남선녀들의 로맨틱한 사랑을 다룬 소품으로는 벤 애플렉과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바운스’(감독 돈 루스, 15세), 키아누 리브스와 샤를리즈 데론 주연의 ‘스위트 노벰버’(감독 팻 오코너, 15세)도 있다.
‘스트레이트 스토리’(주연 리차드 판스워스ㆍ시시 스페이섹, 전체, 7일 출시)에서는 데이빗 린치 감독이 선보인 서정적인 드라마로 가족간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유 캔 카운트 온 미’(감독 케네서 로니건, 주연로라 리니, 마크 러팔로, 18세)는 상반된 삶을 살아온 남매가 서로의 삶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아멜리(오드리 토투)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게 만드는‘아멜리에’
(감독 장 피에르 주네, 15세, 6일 출시)도 매력적이다.
캄캄한 극장서 사람들 표정 구경하기, 곡물에 손 담그기, 파이 껍질 깨뜨리기가 삶의 낙인 카페의 웨이트리스 아멜리가 낡은 보물상자를 발견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준다.
역시 행복은 받는 것보다 주는 데 있나 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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