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플레이메이커는 없어도 끝내주는 분위기메이커가 있습니다.”김도근(30ㆍ전남)에게 쏟아지는 대표선수들의 한결 같은 찬사다.그는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A매치에 그다지 많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없어서는 안 될 핵심선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팀 내 최고의 엔터테이너이다. 한때 ‘대표팀의 제임스 딘’으로 불렸을 만큼 용모가 뛰어난데 성격은 낙천적이다. 대표팀 훈련지에서 가장 많은 감탄사를 쏟아내기로도 유명한 그는 고달픈 훈련에 지친 동료들에게 항상 청량제를 선사하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후배 최성용은 “지금 당장 연예계로 진출해도 강병규(전 프로야구 선수)보다 훨씬 대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에게 ‘전업’을 권유하기도 한다.
곰살궂은 그 역시 한일월드컵에 대한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1997년8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서 절묘한 터닝선제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총아로 떠올랐던 그였지만 이젠 서서히 노장측에 들며 후배들의 활약에 떠밀리고 있는 형국. 4년 전만 해도 공격형, 수비형을 가리지 않는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그에겐 A매치 출전의 욕심이 누구보다 크다.
그는 한일월드컵을 축구인생을 걸 마지막 기회로 여긴다.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마지막 나이인 만큼 98년 프랑스대회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어내고 싶다”고 밝힌 그는 “요즘은 좀 더 투쟁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위해 마음을 독하게먹고 있다”며 눈빛을 달리한다. 그는 “후배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겠다”며 주전발탁에 대한 강한 의욕을 숨기지 않는다.
■전문가조언(허정무 KBS해설위원)= 기술과 패싱력이 좋고 체공력이 뛰어나다. 플레이메이커로도 활약을 펼칠 선수다.그러나 좀 더 플레이에 무게를 싣고 신중하게 경기에 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항상 믿음을 줄 수 있는 성실성을 갖춰야 한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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