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장례식에는 1월 29일 화재참사로 죽은 젊은 여성들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마지막 생존자는 그의 육신 중 마지막까지 움직였던 신장 기능마저 멈춰 고통 속에서 이세상과 이별할 준비를 하고 있다.지옥과 같은 그곳.죽어서만 해방될수 있던 여성들,이제 그들의 영혼이?? 자유를 얻어 새처럼 훨훨 날아 성매매와 감금이 없는 환환 세상으로 가기를 기원한다.2000년 9월 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화재 참사로 5명이 죽었던 악몽이 채 가시기 전에 개복동에서 일어난 참사는 모두를 경악케 한다.
대명동 사건이 재항고된 상황에서 다시 발생한 화재 참사는 당국의 대처능력에 의무을 갖게 한다.
사건당일 시 소방서는 2층에서 자고 있던 여성들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참사를 당했다고 보고했지만 2층에는 그을린 흔적도 없었다.다음날 경찰은 2층 문에 외부에서 잠그면 내부에서 열 수 없는 특수키가 장착되어 있다고 발표하고서도 여성단체로 구성된 '개복동 화재 참사 대책위'의 감금매춘,인신매매에 대한 수사 촉구에는 미온적이었다.
업소 '대가'의 금고에서는 '무단 결근시 벌금과 이자를 환산 지불하기로 합의하라'는 조항이 적힌 취업각서와 현금 보관각서가 발견됐다.업주들은 여성들의 건강상태와 생리일등 개인 상황은 전혀 무시한 채 노동력을 착취해 온 것이다.4일 실질적 업주인 이성일씨가 검거돼 인신매매,불법감금,종업원 노동력 갈취를 시인했고 시는 위로금을 지급키로 했다.
하지만 이 땅에 남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어떻게 관계당국은 대명천지에 파출소에서 불과 3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여성이 감금과 윤락을 강요당하는 현실을 모른다는 것일까.모든 지역주민이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업소의 이러한 영업행위는 관계기관과의 유착 없이는 불가능하다.담당자가 바뀌면 상납금 액수까지 인수인계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대명동 화재사건 당시 경찰이 하위 공무원 및 사람만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혹을 철저히 밝혔다면 참사는 재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성 산업의 번창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남성의 성욕은 절제할 수 없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성을 사는 남성의 행동을 눈감아 주고 있다.성을 매개로 이뤄지는 이윤추구의 모든 행태를 '범죄'라고 정의해 강도와 살인행위처럼 지탄 받도록 해야 한다.성매매가 범죄행위라는 사실이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은경 전북성매매연성인권 지원센터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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