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실시될 프랑스 대선에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 진영의 부패 스캔들 폭로전이 가열되고 있다.특히 시라크 대통령의파리 시장 재직(1992~95년)때 불거진 건설사업 비리의 열쇠를 쥔 디디에 쉴레르(54)가 7년간 도피 끝에 5일 귀국하자 이를 둘러싼 상호 비방전이 증폭되고 있다.
쉴레르는 시라크 대통령이 소속된 우파공화국연합(RPR)의 자문관이자 1986~94년 파리 서부 오드 센느 지역의 공공주택 사무소장을 지낸 인물. 당시 그는 건설업체들로부터 1억 달러의 뇌물과 사례금을 받아 RPR에 정치자금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자 95년 도미니카로 도주했다.
지난 달 자신의 아들에 의해 은신처가 폭로돼 본국으로 송환된 쉴레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출국 당시 프랑스 내무부가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며 체류비용까지 지급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뇌물 사슬에는 나보다 훨씬 윗선이 개입돼 있었다”며 시라크 대통령의 연루를 시사했다.
RPR측은 이 같은 폭로에 사회당이 관련됐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시라크 대통령의 측근인 알랭 주페 전 총리는 “대선이 불과 3개월도 남지 않는 시점에 쉴레르가 귀국한 것은집권 사회당의 정치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사회당과 조스팽 총리측은 “주페의 주장은 편집병적인 정신착란”이라고 반박했다.
그의 송환은 일단 시라크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쉴레르의 송환이 알려진 5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그 동안 열세를 면치 못했던 조스팽 총리의 지지율이 시라크 대통령과 같은 23%를 기록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분석가들은 시라크와 연루된 스캔들이 오히려 동정표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이번 대선이 혼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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