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가짜였다.” 지난달 전북 부안군 주산면 백석리 예동마을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귀신소동은 이 마을에 사는 남매의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6일 밝혀졌다.귀신소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23일.손자, 손녀와 함께 살고 있던 김영희(73)씨의 허름한 슬레이트 집에서 갑자기 TV가 넘어지고 방안에 있던 고구마가 스스로 움직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무서움에 떨던 김씨가 굿을 치르기로한 25일에도 괴이한 일이 또 벌어졌다. 부녀회장 김모(51)씨는 “제사 상 음식이 넘어지고, 사과가 공주에 떴다 떨어지면서 완전히 으깨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음날에도 마을회관에서 김씨 손자 손녀와 함께 식사를 하던 부녀자 8명이 방바닥에 있던 목침이 벽에 걸린 거울을 향해 돌진,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귀신소동이 알려지면서 SBS가 현장취재에 나서 31일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귀신소동은 해프닝으로 판명됐다.경찰조사 결과, 가정이 어려워 부모 곁을 떠나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손자(17)가 제대로 먹지 못하는 데다 종종 꾸짖는 할아버지에 불만을 품고 여동생(13)과 함께 꾸며낸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손자가 주변 사람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 재빨리 목침을 거울로 던져 깨 놓고 ‘귀신’이라고 소리치는 등의 수법으로 마을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취재한 SBS 이덕건 PD는“지난 주 귀신소동이 방영된 후 홈페이지에도 자작극이라는 등 의견이 올라왔고 원인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며 “7일 방송에서 현장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상을 있는 그대로 방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문향란기자
iami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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