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002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등록 마감 결과, 등록률이 역대 최저인 87%에 그치고 공대와자연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미충원 사태가 속출하는 등 이공계 기피현상 및 기초학문 외면 현상이 재연됐다.6일 서울대에 따르면 등록 대상 2,978명 중 2,579명이 등록(86.6%), 등록률이 지난해92.5%에 비해 5.9%포인트나 떨어졌다. 서울대 개교 이래 등록률이 80%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집단위 별로는 이ㆍ공계가 지난해보다 많게는 20% 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등록률 하락을 주도했다.지난해 94.1%의 등록률을 보였던 공대는 694명 중 597명만이 등록(81.7%)했고, 자연대도 93.1%에서 81.9%로 떨어졌다.
같은 모집단위 내에서도 문ㆍ이과 차이가 극심해 사범대 어문교육계와 인문사회교육계는 미등록자가 각각 2명에 불과했지만 수학ㆍ과학교육계는 10배가 넘는 25명이 다른 학교로 옮겼다. 농생대 자연계와 생활과학대 자연계도 미등록자가 79명(인문계 9명), 16명(5명)에 달했다.
반면 의예과와 법대는 1명씩만 등록을 포기해 사실상 100% 등록률을 나타냈고, 인문대(96.8%)와 사회대(93.9%) 등 인문계열도 전과(轉科) 폭 확대에 따라 비교적 높은 등록률을 기록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은 “최근 기초학문 기피현상과 취업난이 맞물리면서 이ㆍ공계 복수합격자들이 다른 모집군의 의ㆍ치예과와 한의예과 등 실용학문을 선택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성균관대 의대가 30%에서 75%로 등록률이 수직 상승했고, 경희대 한의예와 의예, 치의예과도60%대에서 올해 각각 93.3%, 94.2%, 90%로 급상승했다.
한편 연세대는 대부분의 모집단위가 60% 안팎의 저조한 등록률을 기록, 복수합격자 대부분이 서울대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400여명이 서울대에 동시합격한 것으로 추정된 공대와 사회대 등록률은 62%에 그쳤고, 의예과 마저 70%에 불과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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