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해에 한국의 첫 출발은 많은 사람을 걱정시키고 있다. 물론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북중미골드컵에서 한국은 5경기서 승리 없이 2무3패, 3득점 7실점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일까. 불행히도 정답은 운명이 잘못되었다는 것이고그에 대한 즉각 처방은 없다는 점이다.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팀의 저조한 경기내용이 많은 한국언론이 믿는 것처럼 거스 히딩크가 흑인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게으른 언론과 기자들의 속성은 철저한 기준에 근거해 평가하기 보다 문제를 쉽게지적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마 이러한 보도를 접하면 사람들은 “히딩크가 한국사회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 때문에팀이 잘 안되고 있다고 더욱 쉽게 믿을 것이다. 또 정말 아주 잘못된 것은 없으며 쉽게 고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이 맞는 지 예를 들어 보자. 만약 한국에 대한 히딩크의 이해 부족이 한국팀을톱수준으로 이끌 수 없는 원인이라면 한국은 왜 한국감독이 지도했을 때 월드컵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을까? 차범근 이회택 김정남 감독은 한국의 방식을이해하지 못했단 말인가.
히딩크는 역대 어느 감독보다 연봉이 훨씬 많고 좋은 지원을 받고 있다. 당연히 히딩크가 역대감독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아주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불평하면서 왜 히딩크는 일본의 트루시에 처럼 잘 하지 못하느냐고묻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렇게 설명한다면 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먼저 두 감독을 똑 같이 비교하는 것은 트루시에 감독이 지난 3년동안 일본팀을 지도해 왔다는사실을 간과했다는 점에서 불공평하다. 히딩크는 이제 겨우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비슷한 기간 트루시에는 남미선수권에서 참패해 거의 해임될 뻔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서양속담도 있지 않은가.
둘째, 트루시에는 히딩크 처럼 거의 ‘맨땅’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그 프랑스인은 J리그를 통해비슷한 축구전문 지식과 아이디어를 가진 수준 높은 외국인 코치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지코, 둥가, 스티브 페리먼 같은 감독은 일본축구가 어떻게발전했는지 그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최고의 외국감독 한, 두명을 데려 온다고 해서 기적을 만들 수는 없다.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기초공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상식일 뿐이다. 이러한 것들을 지적하는이유는 한국축구를 나쁘게 말하려는 것이 아니고 한국언론과 대중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외면하려 한다면 그 문제는 영영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기위한 것이다.
왜 한국축구가 세계 수준에 도달할 수 없고, 다른 아시아국가들에게 따라 잡히고 있는지 솔직하게직시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축구선수들이 왜 대학에서 시간을 낭비_그렇다 분명 이것은 낭비다-하는 지, 또 군복무 문제 같은 몇몇 주요한 사안은한국에서는 누구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부딪쳐 해결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거스 히딩크나 스벤 고란 에릭슨,알렉스 퍼거슨 같은 감독을 불러와야 한다. 한국 축구시스템의 근본적인 잘못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한국축구는 희망이 없는 것이다.
/오은 스위니 코리아 타임즈 축구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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