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기기 생산업체인 한별텔레콤 전 회장 한근섭(韓根燮ㆍ48ㆍ해외도피)씨가 해외전환사채 불법 발행을 통해얻은 수백억원대의 차익 중 상당액이 정ㆍ관계로 흘러간 의혹이 제기돼 4대게이트에 이어 또다른 게이트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이다.서울지검 남부지청은 6일 한씨가 1999년 2월부터 2000년 6월까지 3차례의 해외 전환사채(CB)및 2차례의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불법 발행, 580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수사중이다. 한씨는 지난해 9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 해외로도피, 현재 중국에 은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별텔레콤 감사 정모씨는 검찰 조사에서 “한별텔레콤 임직원인 K이사와 J, C, K씨등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2000년 6월 해외 CB 발행으로 챙긴 시세차익 100억여원 중 일부를 금융감독원 직원들에게 전달했다“며 “한씨가 금감원고위 간부를 직접 접촉하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돈을 건넸다”고 진술, 정ㆍ관계 로비 의혹이 일고 있다.
한씨는 당시 청와대 비서진과 정치권 인사들에게도 광범위한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별텔레콤 주가조작 사건의 내막을 깊숙이 알고 있는 관계자는 “한씨가 2001년 초부터 주가조작 차익의 상당액을 H, K씨 등 정치권의 거물급 인사에게 투자해온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여당의 C의원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절친하게 지내는 등 정치권 인사들과 두루 교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씨가 챙긴 580억원 중 한별텔레콤에 유입된 자금 30억원과 ‘정현준 펀드’에 투자해 날린 27억원을제외한 530억원 가량의 사용처가 불투명해 이 가운데 상당액이 정ㆍ관계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9월 한별텔레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한씨와 함께 해외 CB 발행에 가담한 혐의로 당시 한별텔레콤 대표이사 신민구(辛珉具ㆍ48)씨를 구속하고 모 증권사 직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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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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