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시장 장악력이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꿩 잡는 매’는 역시 영업이다. 마케팅이 기업 생존을 결정하고 수익성이 경영 키워드로 자리잡으면서 영업조직이 기업의 핵심 파워로 자리잡고 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황 때면 영업조직이 구조조정 1순위였지만 최근에는이 같은 흐름이 뒤바뀌어 영업맨이 최고의 인기직종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우수 영업직원에 대해 파격적인 포상을 하는 한편 기존영업 조직에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는 등 영업망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영업맨 전성시대
다국적 제약회사인 BMS는 지난달 31일 영업사원 104명 전원에게 개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용차 아반테를 지급하고 세금과 보험료를 비롯한 차량유지비와 주차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실명 처방전을 발급해야 하는 의사들이 까다롭게 의약품을 선택함에 따라 이들을 상대로 의약품 영업을 하는 현장 직원들의무거워진 짐을 덜어주기 위한 회사의 파격적인 지원책이다.
제약업체들이 영업사원 앞에 내건 당근은 이밖에도 강남지역 20~30평형 아파트 2년 전세권, BMW 승용차, 가족동반 해외여행 등 대기업도 엄두내기 힘들 정도다.
지난 해 10억여원을 판매해 상여금 5,000만원을 챙긴 BMS 판매왕 신동명(36)씨는 “최근에는전통적인 선호 부서인 기획 재무 인사부 직원들조차 영업직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CEO 대우받는 일류 영업맨들
기업의 영업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류 영업맨 출신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Chief Marketing Officer)가 핵심 포스트로 각광받고 있고,1억원을 넘는 연봉을 받는 고액 영업맨들도 속출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경우 400여명 본사 영업사원 중 1억원 이상의 연봉자가 10여명에 이르고 40% 이상이 5,000만원 이상의 고액연봉을 받고 있다.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현대ㆍ기아차와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자동차회사에도 지난해 말 1억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은 세일즈맨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해 LG전자의 주부 판매여왕김정애씨는 지난 해 31억원의 가전제품을 팔아 웬만한 기업체의 최고경영자(CEO)와 맞먹는 억대 연봉을 받았다.
▦영업맨도 수익중시
기업들의 ‘수익중시’전략은 영업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최고 영업맨을 평가하는 잣대가 얼마를 팔았느냐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남겼느냐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지난 해 사상최대 이익을 올리는 요인 중 하나도 이런 영업풍토 변화 때문이다.
현대차의 한 영업소장은 “한달간 차 20대를 팔았으나 이익은 300여만원에 불과한 직원보다 15대 판매에 500만원을 남긴 직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영업현장에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일선 영업점에서 차 한대라도 더 팔기위해 관행화되다시피 했던 할인이 많이 사라졌다.
박리다매(薄利多賣)의 영업 관념이 바뀌고 있는 것. 소비자는 서운하지만 기업의 수익성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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