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연속 하락한 증시가 6일만에 반등하자 ‘시장성격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일각에선 조정 마무리 및 재상승 시도로 해석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기술적 반등 또는 속임수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특히 미국 엔론 스캔들의 먹구름이서울 증시를 어둡게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상당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수 700선을 위협하는 한달 정도의 기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기도한다.■엔론 최대 피해는 한반도?
5일 종합주가지수가 9.70포인트(1.33%) 상승한 739.91로 마감되자시장에선 반등 기대감이 확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5일째 하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데에 무게를 실었다. 삼성전자가 장을 이끈 것을 제외하면의미있는 상승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엔론 스캔들의 후폭풍을 우려했다. 단순한 일개 기업의 회계조작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폭탄이라는 것이 이들의 시각.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세계 증시의 급등이 경기회복 및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론 스캔들은 이러한 기대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미증시는 타이코와 엔터라시스 등 ‘엔론 같은(EnronitisㆍEnron as itis의 줄임말)’ 주식들이 수두룩하다는 우려에 2%이상 급락했고 일본등 다른 해외 증시도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교보증권 임송학 팀장은 “엔론 스캔들이 부시행정부 뿐 아니라 영국 왕실까지 확산된데다 엔론사가 날씨관련 파생 금융상품도 취급한 것으로 밝혀져 세계 금융시장 및 증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최근 북한 등을 ‘악의 축’으로몰아 붙이면서 강경책을 쓰고 있는 것도 엔론 스캔들 파장을 밖으로 돌리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엔론 사태이후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 규모를 줄였고 이날도 순매도를 기록했다.
■700선 시험하며 기간 조정
물론 엔론의 기업회계 문제를 전체 시장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한 애널리스트는“단기 급등한 주식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할 즈음 엔론 스캔들이 터지자 악재로 더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며호들갑떨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에는 많은 전문가가 고개를 끄덕인다.
대우증권 이종우 팀장은 “이날 반등은 기술적으로예상됐던 것으로 고점 대비 조정폭이 10%도 안 된다는 점에서 조정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긴 힘들다”며“한 차례 정도는 700선 아래로 떨어지는 가격 조정이 올 것으로 보이고 아무리 대세 상승기라하더라도 한 달 정도의 기간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팀장도 “시장의 상승 모멘텀을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당분간 기간 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주변주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삼성전자, LG전자,하나은행 등 핵심주로 매매를 국한할 때”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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