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우량기업이 10년 뒤에 부도날 확률은 17.6%로 미국의 최우량등급 기업의 부도확률에 비해 68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이로 인해 국내기업들의 주가가 기업의 본질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채 높게 평가돼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저배당 관행을 고배당으로 전환하고, 경영지배구조도 개선해 경영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강동수(姜東秀) 연구위원은 5일 ‘주식의 상대적 수익률과 절대적 가격에 대한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우리 기업은 부도확률이 높고 배당을 적게 해 주가가 본질가치를 반영하기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주식투자 패턴이 배당보다는 자본이익을 목표로 하는 단기거래 성향을 띄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1980년부터 2000년까지 국내 2,979개 기업의 신용등급변화추이를 조사해 부도확률을 추정한 결과, 최우량기업인 AAA등급의 회사가 10년 뒤에 부도날 확률(투기등급인 CCC이하로 추락)은 17.6%로 나타났다.
또 투기등급 중 최우량등급인 BB등급의 회사는 5년 뒤에 33.2%, 10년 뒤에는 절반이상인 55.7%가 부도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미국의 최우량 신용등급(무디스 기준)인 Aaa 기업의 10년 뒤 부도 확률은 0.26%에 불과하고, 투기등급 중 최상등급인 Ba기업은 24.60%로, 각각 우리나라 기업의 68분의 1, 2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이와함께 90년 100대 상장회사(자산규모기준)의 2000년 평균 주식가격은 14만2,430원인데 반해 본질가치는 3,215.1원으로 주식가격 대비 본질가치비율이 2.26%로 나타났다.
이는 91년 7.24%, 95년 5.94%, 98년 11.78%, 99년 6.64%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주가가 본질가치를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의 높은 부도확률을 고려할 때 고배당정책을 써야 한다”며 “법인세와배당소득세 등 이중과세 문제의 해결, 분기배당제 및 시가배당제의 도입, 연ㆍ기금의 역할제고를 통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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