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제 수출은 종합상사를 비롯한 대기업과, 첨단기술로 무장하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보기술(IT) 벤처기업만의 일이 아니다.기업 규모와 성격을 불문하고 제한적 내수시장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성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생존마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환란당시의 살벌한 빙하기(氷河期)를 통해 체득한 교훈이기도 하다.
산업자원부집계 결과 우리 총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환란 직전 20%대에서 1998년 31%, 99년 34.1%, 2000년 36.9%에 이어지난 해 40.7%(잠정 집계)로 매년 급신장하고 있다. 또 지난 해 정부 수출의 탑 수상업체 859곳 가운데 97%인 832개 업체가 중소ㆍ벤처기업이었다.
KOTRA가지난 해 분석한 결과 우리 상품의 현지 수입시장 점유율이 2%도 안되는 국가가 무려 29개국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오영교(吳盈敎) 사장은 “대기업이나 IT기업들이 눈 돌리지 않는 시장과 상품을 찾아 품질과 과감한 마케팅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중소기업의 해외진출확대는 우리수출의 고질(痼疾)인 대기업 편중, 품목 편중, 시장 편중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기도하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유통
▼㈜숭민산업
숭민산업(대표 이광남)은 자기(磁氣)의료용구 개발업체로는 최초로 지난 해까지 3년 연속 수출탑을 수상한 ‘강소’(强小) 기업이다.
숭민산업은 일본에서 전량수입하던 자기 의류용구를 1991년 국산화해 국내에 보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 역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은 로얄마그스트롱,하이마그네틱 등 패드류와 마그스위트, 해피고급 우모이불 등 이불류, 반원자기베개, 자기파워쿠션, 건강허리벨트 등 소품류로 대부분 보건복지부로부터제조허가를 받았다. 또 한국전기전자 시험연구원의 품질보증과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Q마크를 획득, 숭민산업 제품의 신뢰성을 높였다.
지난 해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숭민산업은 99년 9월과 12월 홍콩과 중국에 각각 현지법인을 세웠고 인도네시아에 동남아시아 전진기지를 설치할 예정이다.이광남 회장은 “주요 해외 시장에 대해 연 3회 이상의 제품설명회를 개최해 숭민의 기업이념과 품질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031)764-0491
▼㈜스타아미
“주방용품의 모든 것이 스타아미에 있습니다.”
스타아미(대표김순숙)는 스테인레스 와이어망을 이용해 각종 바구니 제품과 건지기류, 식기건조대, 바비큐 그릴 및 욕실 소품 등 500여종의 주방용품(사진)을 생산ㆍ판매한다.
1996년법인 설립 후 98년 첫 수출을 시작했으며 지난 해 10월 무역의 날에는 100만불 수출탑과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현재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와뉴코아, 농협 하나로마트, 롯데 마그넷, 한화 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20여개국에 스타아미의 주방용품을 공급하고있다.
올 해는 전체 매출액의 40%에 머물던 해외 판매를 수출국 다변화를 통해 50%까지 끌어올리고 전년 대비 200% 이상의 수출액 신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스타아미는 이를 위해 시카고 주방용품쇼를 비롯해 홍콩, 중국, 독일 등에서 개최되는 주방용품 관련 전시회에 참가, 해외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국내생산라인의 자동화를 추진한다.
김순숙사장은 “엄선된 원부자재로 제품을 만들고 주부 모니터링 제도를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청취, 최고의 주방용품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32)512-7130
▼㈜스위트월드
지난 해캔디 수출 국내 2위, 제과류 수출 5위를 차지한 스위트월드(대표 이인재ㆍ사진)는 기후 여건상 세계 제과류시장에서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중동지역을 뚫어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두바이를 거점으로 주변의 아랍국가와 유럽 및 서남아시아 국가에 지난 해 100만달러 어치의 상품을 수출하기까지는 수시로 개최한 현지 전시회와 치밀한 시장조사등 젊은 기업 특유의 패기가 주효했다.
이인재 사장은 “저단가 대량 판매라는 제과업특유의 한계를 고품질 제품으로 뛰어넘었다”며 “100만달러 수출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스위트월드는또 독일에서 매년 개최되는 국제 제과류 전문 박람회(ISM FAIR) 등 유명 제과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 유명 제과업체들과의 전략적인 업무제휴를통해 최신 유행의 제과를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코(KOKO) 등 자체 브랜드와 모(母) 브랜드인 스위트월드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각광받기에 이르렀다. 이 사장은 “스위트월드의 영업과 마케팅은제과 판매보다는 브랜드 세일을 위한 것”이라며 “조만간 스위트월드가 세계 제과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오르는 것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02)2607-8250
■가공
▼㈜크라이스
크라이스(대표 이정호)는 국내의 귀금속 장신구 제조업체로는 유일하게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한 ‘하이 테크’ 기업이다.
이 회사는1988년 대구 교동에서 정금캐스팅이란 상호로 설립된 이래 철저한 품질관리와 사장이 손수 챙기는 최종검사로 대변되는 ‘순도 경영’을 실천해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평판을 얻었으며 수익의 대부분을 디자인 개발 및 직원 교육에 투자한 결과 ‘코인 반지’라는 전국적인 유행 상품을 탄생시켰다.
크라이스는 또 이탈리아산이 대부분이던 보석 가공기계를 국산화했고 특허청으로부터 실용신안을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97년 11월 외환 위기 이후 극심한내수 불황이 닥치자 98년 1월부터 이 사장이 직접 여행용 가방에 보석을 넣은 채 동경 국제 보석 전시회와 뉴욕 JA국제전시회, 호주 시드니JAA 국제 전시회 등에 참가하면서 수출기업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제 보석전시회 16회 참가, 시장개척단 및 디자인 개발 참관단10여회 파견 등 해외 진출 노력을 병행, 지난 해에는 1,000만불 어치의 보석을 수출했다. (053)256-3696
▼IBC통상
보석가공 전문업체 IBC통상(대표김성진ㆍwww.designgem.co.kr)은수출 첫해인 2000년에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뒤, 이듬해인 2001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1,285%나 증가한 수출 실적을 올리면서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해외 시장에서 최고라는 호평을 받은 비결에 대해 김 사장은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고 좋은 디자인을 개발,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제때 공급하는 것이 최고의 노하우”라고 답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면서도 아무나 해내기는 어려운 비법이다.
미국, 중동, 터키 시장 공략에 성공한 IBC통상은 이제 세계적인 명품들이 자리잡고 있는 진정한 보석 시장 유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해 독일 수출의 물꼬를 튼 상태여서 전망은 밝다. 또한 ‘DESIGNGEM’이라는 브랜드로 입점해 있는 9개의 국내백화점 매장도 연내 15개로 늘릴 계획이다.
김 사장은 전체 종업원 중30%를 장애인 근로자로 채용, 장애인 고용 확대에도 일조하는가 하면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복지가로서의 면모도 지니고 있다. (02)743-3066
■섬유
▼데무
87년 설립된 의류업체 데무(대표최병문)는 88년 브랜드 ‘데무’ 런칭과 동시에 서울 압구정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발빠른 성장세를 보여현재 전국에 26개에 이르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데무를 단순히 옷을 만들어파는 회사 정도로만 여기기는 어렵다. 94년 본사 신축 기념 오픈쇼를 시작으로 95년부터 NEW WAVE IN SEOUL 컬렉션, 98F/W 오사카컬렉션, SIPAC, 파리 프레타 포르테 등의 각종 국내외 패션쇼에 참여해 오고 있다.
국제 패션쇼에서의 활약을 통해 전세계 바이어들로부터 80만불 이상의 수주를 받았고 여세를 몰아 99년 7월에는 미국 뉴욕 매장까지 열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박춘무실장은 작년 11월 무역의 날 기술 및 디자인 개발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데무는 올 상반기까지 매장을 3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며 하반기에는 브랜드 ‘데무’의 대를 이을 다음 브랜드를 런칭할 작정이다. 3월에는 파리에서 2002F/W박춘무 파리 컬렉션도 연다. (02)501-3774
▼신아EMS
설립된 지 채 3년이 안된 새내기 의류업체가 산업포장과 1,000만불 수출탑을 한꺼번에 수상했다. 99년 태어난 신아EMS(대표 방동원ㆍ사진)의 급성장비결은 신속한 트렌드 분석과 고객 및 협력업체와의 돈독한 신뢰관계.
삼성그룹에 입사, 10년 이상 여성의류를 담당했던 방 사장은 회사 설립 이후, 폭넓은 경험과 국내 여성의류의 높은 품질 및 기획력을 믿고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이 퀄리티, 하이패션(HighQuality, High Fashion)’이야말로 해외 선진 패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설명이다.
일단 세계시장을 활동 무대로굳힌 뒤부터 방 사장은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는 열성을 보였다. 기존 바이어를 만나 신뢰 관계를 확인하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선진 패션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방 사장은 “그러나 가장 핵심 요소는 경영자가 아니라 일선에 있는 생산직 근로자와 관련 임직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02)508-8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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