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5일 국회 대표연설 대부분을 한반도 안정을 호소하고 이를 위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시각교정을 촉구하는 데 할애했다.김 고문은 “한반도에서의 어떠한 전쟁도 반대한다”며 부시 대통령에겐 “햇볕정책을 흔들지 말라”고, 이 총재에겐 “민족문제를 정략적으로 다루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 고문은 특히 가수 유승준의 병역문제를 언급, “이 추운 겨울 전방에서 보초 서느라고 고생하는 자식들의 아픔과 부모들의 분노를 알겠느냐”며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관련해 이 총재에 직격탄을 던졌다.
김 고문이 이 총재의 대북관을 비판하며 “어느 나라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고 한 대목에선 야당 의원들이 일제히 고함을 쳐, 한 때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다음은 연설요지.
▼이회창 총재 비판
한번도 국정에 협조하지 않았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도 시혜나 베푸는 것처럼 한다. 반사이득을 위해 대통령의 실패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세풍, 안기부 자금 횡령 사건 때 한 마디 사과도 없었고 부패사건마다 방탄국회로 가로막았다. 햇볕정책을 비난하지만 과거 냉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부패척결
공공의 적인 부패척결 없이는 국민통합도, 경제 재도약도 없다. 국민 언론 검찰이 힘을 합쳐 부패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한다. 성역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기업회계의 투명화와 조세 체계의 개편으로 지하경제를 시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정치개혁
여야공히 경선비용 공개 등 돈 안 드는 선거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개혁의 기폭제인 국민참여경선제가 제대로 되도록법 개정이 필요하다. 유ㆍ불리를 떠나 한나라당도 정치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野 "반성없이 흠집내기만…"
한나라당은 김근태 고문의 연설에 대해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아니라, 선거 유세판에서나 들을 수 있는 야당 총재 흠집내기 연설”이라고 맹비난했다.
권철현(權哲賢) 기획위원장은 “재판 중인 사건을 기정사실화해 야당 총재를 헐뜯는 사람이 여당의 대선 주자라니,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꼬았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대북ㆍ대미정책의 혼선과 실패를 야당 총재와 미국의 대북강경론자가 손잡은 결과로 규정한 것은 경악할 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도“총체적 국가 위기에 대한 진솔한 자기 반성이 미흡하고, 대안 제시도 부족하다”고 낮은 점수를 줬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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