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지 않더라도 열심히 하니까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모양입니다. 일본 극단이 오디션을 통해 한국 배우를 모집한 경우는 많았지만 극단이 배우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겁니다.”연극배우 나자명(35ㆍ여)씨는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날아온 편지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일본의 메이저 극단 중 하나인 극단 라쿠텐단(樂天團)이 3월 19~24일 도쿄의 가제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레즈 시스터즈’(RezSisters)에 출연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연출가 와다 요시오씨는 초청장에 이렇게 썼다.
“최근 귀하의 공연활동을 통해 배우로서 진실과 감각을 발견했습니다. 연극에 참여해줄 것을 진심으로 부탁합니다.”
일본으로 떠나기 하루 전인 4일 만난 그는 초청장을 받는 순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1989년 서울 영파여고 졸업 후 일본 마쓰야마 무용연구소, 영국 런던 배우훈련 스튜디오 ‘댄스워크’ 등에서 연기와 외국어 실력을 쌓아온 그였다.
그 사이 뮤지컬 ‘코러스라인’, 연극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등에도 출연했다.
“맡은 역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는 그는 “이번 연극이 소수 민족의 삶을 다룬 것이라 더욱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캐나다 극작가 톰슨 하이웨이의 86년 작 ‘레즈시스터즈’는 캐나다의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이 돈을 벌기 위해 빙고대회에 참가한다는 내용.
그는 ‘자부니칸’이라는 부족의 신과 대화를 나누는 원주민 처녀 역을 맡았다.
그의 꿈은 일본 공연에만 머물지 않았다.
“개런티 대신 이 작품의 한국 공연 저작권을 달라고 할 작정이에요. 2~3년 후쯤 이 작품을 한국 무대에 올리고 싶습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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