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사라이스(46) 미국 백악관 안보 담당 보좌관이 조지 W 부시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대북 강경 정책의 ‘전도사’로 나서 다시 주목된다.라이스 보좌관은 3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이라크 등 3국을 ‘악의 축’ 이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 “미국은 대량살상 무기 확산을 막기위한 노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발언이 일관된 정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제 사회의 비난에 대해 “미국은 종종 이 같은 이슈와 관련해 칼날을 누그러뜨리는 과오를 범하기도 했지만, 부시 정부는 눈에 보이는 위협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국가나 단체도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한다는 부시 독트린을 사실상 입안한 인물. 라이스는 9ㆍ11 테러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단순 보복공격으로 제한할 지, 테러리스트를 지원 또는 보호해주는 국가 및 단체로 확대할 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부시에게 확대론을 제기,이를 관철시켰다.
당시 부시는 딕 체니 부통령은 물론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을 제쳐놓고 라이스와 단독 협의했으며, 이후 대 테러전 동참을 놓고세계 각국을 ‘선과 악’ 개념으로 구분 지은 것도 라이스의 발상이 먹혀든 결과였다.
언론들은 부시의 ‘악의 축’ 발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으며, 취임 직후 강경파인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과 온건파인 파월 장관 사이에서 ‘중립’으로 묘사됐던 라이스가 부시의 ‘분신’(alter ego)으로 떠오르며 영향력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조지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1989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련 담당국장 겸 대통령 특별보좌관으로 발탁된 라이스는 과거 미ㆍ소 전략무기감축협상 등에 참여하면서 국익우선의 보수적 외교ㆍ안보관을 정립했다.
그는 이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지칭했던 때부터 이같은 용어에 대한 학문적 개념을 정립해왔다. 그는 특히 2000년 2월 ‘포린 어페어즈’에 기고한 ‘국익 제고 방안’에서 이미 ‘깡패국가’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주요 외교 정책으로 제시, 이들 국가에 대한 강경 정책 철학을 갖고 있었다.
라이스는 지난해 7월 파월 장관을 제치고 러시아와의 미사일 방어(MD) 협상을 주도, ‘정책 조정자’ 역할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부시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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