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정부가 대북 강경 정책이 가속화하는 중에도 우리 정부가 부시 정부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이는 정부 내 외교정책 팀이 그동안 부시 정부가 대북 정책을 근본적으로 선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포용정책 지지는 확고하다”는낙관론을 펴온 데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함께 새 외교팀은 부시 정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앞으로 북미 및 남북과 한미 관계를 다시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승수(韓昇洙) 전 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을 만났으나 제대로 사후 대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한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당연히 부시 대통령의 대북언급이 미칠 파장과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어야 하는데도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함이 없다”는 설명만을 듣고 회담을 마쳤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외교관리는 “사실상 라이스 보좌관의 강의만 들은 셈”이라고 전했다.
1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한 전 장관에게 북한의 미사일 수출 등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했으나한 전 장관은 부시 정부가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보고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대미 정보력 부재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된다.우리 외교팀은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직접 거명 해 비난할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연두교서 내용은 백악관이 최종 마무리했고,이 과정에서 국무부가 배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현지 공관 등은 이를 알지 못했다는 비판이다.백악관 쪽을 파악할 인맥을 확보하지 못해거나,가동 상태에 이상이 있었다면 이 대목 역시 한미외교의 중대한 문제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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