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의 부모가 독재정권에 참여한 전력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네델란드 왕세자의 결혼식이 무사히 치러졌다.네덜란드의 월렘 알렉산더 왕세자(34)와 아르헨티나 투자은행자 막시마 조레구이에타(30)는 2일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의 구(舊) 증권거래소에서 결혼식을 가진 후 인근 니우웨 케르크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 결혼 예배를 가졌다.
세계 각국의 귀빈을 포함 1,700여명의 하객이 참석했으나 막시마의 부모는 불참했다.
막시마의 아버지 호르헤 조레구이에타는 1970년대 호르헤 비델라의 군사독재시절 2년간 농업장관을 지냈다.
비델라 집권당시 아르헨티나에서는 약 3만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막시마 부친의 전력은 네덜란드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켜 일부 정치인들은 막시마를 왕비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결혼에 반대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결국 암스테르담에서 결혼식은 올리되 신부의 아버지는 결혼식에 초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타협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날 암스테르담 시내에서는 약 2,000여명의 군중이 모여 결혼식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결혼식장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도 걸려왔다.
네델란드 왕가는 이전에도 배우자 문제로 종종 말썽을 빚었다.
알렉산더 왕세자의 할머니 줄리아나는 나치즘이 한창 기승을 부릴 때 독일인과 결혼했고, 그녀의 딸 베아트릭스 또한 2차대전 당시 독일이 네델란드를 침공할 때 독일군이었던 클라우스와 결혼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이날 결혼식에는 네덜란드 왕가는 물론 스페인의 소피아 왕비, 벨기에의 알버트왕, 영국의 찰스 왕세자, 일본의 나루히토 왕세자 등 각국의 왕실 인사들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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