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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칼럼] 듣고싶은 덕담은 "부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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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칼럼] 듣고싶은 덕담은 "부자되세요?"

입력
2002.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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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새해에 가장 듣고 싶은 덕담은 ‘부자되세요’라고 한다.이제까지 새해에 의례적으로 나누던 덕담은 ‘복 많이 받으세요’였다.

‘복’이라는 말에는 재물 복, 자식 복, 부인 복, 남편 복 등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제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복에는 관심이 없고 재물 복에만 집착하는 것을 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물질적 풍요인가 보다.

물질 위주의 가치관은 그 동안 우리가 겪었던 IMF 사태 등의 국가적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또 서민들이 경제적 궁핍에 힘들어하고 있는 동안 일부 정치인들은 수 백 억대의 돈을 주고받고 했으니 상대적 상실감은 더 깊어지고 여유있고 풍요로운 삶에 대한 욕구는 더욱 강해지게 마련인 것이다.

그래서 ‘부자되세요’란 말은 평범한 서민들의 소박한 희망을 담은 덕담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부자란 반드시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이 돈을 좇아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사람을 좇아와야 한다는 말이 생긴 것 같다.

물질위주 가치관 팽배

가치있는 삶 살다보면 부와 명예와 뒤따라와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실존주의 정신분석가인 빅터 프랭클은 쾌락이나 욕망은 인간이 추구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돈이나 명예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참된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행복이나 쾌락을 추구할 필요가 없으며, 그것들은 자동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따라온다고 역설했다.

인간 존재의 참 의미는 가치를 창조하고,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데에 있다.

사람은 자신의 삶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중점을 두지 말고,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부자가 천당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성경 구절처럼, 부자가 되는 것을 부정적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 동안 정신적 궁핍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보아 온 필자는 사람들이 절대적 가치로 여기는 물질적 풍요가 결코 정신적 풍요를 대신할 수 없음을 요즘 사람들이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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