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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서 '보물'을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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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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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yclingis beautiful!”한국만큼 이 말이 잘 어울리는 나라가 있을까.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000달러의 재화를 소비할 경우 OECD 국가 중 6번째로 많은 65㎏ 내외의 쓰레기를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0달러의 물건을 생산하기 위해 OECD 평균보다 36%나 높은 0.34TOE(석유 1톤으로 환산한 에너지 단위)를 투입, 에너지 효율성 면에서도 최하위를 달렸다.

또 최근 한국해양연구원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인천앞바다 쓰레기 분포실태’를 조사한 결과 인천 앞바다로 흘러 드는 쓰레기가 한 해 평균 약 2만6,300톤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0톤 짜리 트럭 2천6,000대 분량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5년간 집중 육성하기로한 6T 중 하나인 ET(환경ㆍ에너지기술)의 핵심으로 ‘재활용공학’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국내 재활용공학은 환경부 산하 한국자원재생공사와 과학기술부, 환경부가 2000년에 공동으로 출범시킨 산업폐기물재활용기술 개발사업단을 중심으로 태동하고 있다.

각 업체와 연구소도 사업단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뛰어든 상태다.

화학, 공정, 기계 등 다양한 연구분야가 혼합된 재활용 공학의 범위는 쉽게 규정하기 어렵지만 쓰레기에서 얻어내는 물질에 따라 대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재료 회수기술

제품을 다시 원료로 만드는 것.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알루미늄 캔 등 고가의 금속을 재생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제품을 회수해 녹이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금속의 재질에 따라 회수 기술도 달라진다.

알루미늄 캔 하나라도 윗부분은 강한 재질인 반면 아래 부분은 약한 재질이며 따개 부분은 또 다르다.

■재활용 제품기술

원재료 회수기술이 알루미늄 캔을 녹여 다시 캔을 만드는 것이라면, 재활용제품기술은 캔이 아닌 전혀 다른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폐타이어를 재생해 보도블럭의 제재로 사용한다거나 농업용 비닐을 자동차 범퍼 제재로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회수한 폐기물을 순도가 99%에 이르는 손톱만한 크기의 펠렛(pelletㆍ작은알갱이)으로 만들어 다른 제품 생산에 활용한다.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재천 박사는 폐컴퓨터나 폐휴대폰에서 순도 99.9%이상의 금, 백금 등 귀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폐컴퓨터 등에서 나오는 인쇄회로기판(PCB)의 경우 상당량의 금, 백금, 팔라듐 등 귀금속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 이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에너지 회수기술

쓰레기를 태워서 에너지를 뽑아 쓰는 것이다. 쓰레기를 응축시켜 잘게 썰어놓은 폐기물고체연료(RDFㆍ Refuse Derived Fuel)를 소각해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산업폐기물재활용기술 개발사업단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로이코 등이 공동으로 폐플라스틱으로부터 경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폐플라스틱을 녹인 후 열분해 할 때 나오는 오일증기를 응축시켜 경유를 대량으로 뽑아내는 방식이다.

석유로 만들어 내는 플라스틱에서 다시 기름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이 상업화할 경우 연 1조2,000억원 상당의 원유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벤처기업은 산업폐기물을 1,400도로 녹일 때 발생하는 소각재로부터 환경 친화적인 적조방지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 재활용공학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한 ‘엔트로피와 리싸이클링’ 저자 김혜태 한국자원재생공사 재활용기술개발센터 팀장은 “재활용품제조는 신제품 제조에 비할 수 없는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일반인의 인식제고와 함께 재활용공학과 설립 등 전문인력 육성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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