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통해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악(惡)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북미관계가 급속히 악화하는 등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격한 난기류에 휩쓸려들고 있다.정부는 외교채널을 적극 가동하는 한편 대북정책이 변화하지 않았다는 미국측 진의를 북한에 전달, 북미간 대결 국면을 진정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부시 대통령은 1일 미국을 방문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등 3개국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위해 묻는 방안을 선택할수 있다"고 경고했다.부시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있다면서 재래식무기 감축,평화에 대한 의지 선언,대량살상 무기 수출중단 등을 촉구했다.부시대통령은 "본인인 언급한 3개국은 우리가 그들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통보 받은 것"이라고 연두교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처럼 한미간의 입장차가 대극점에 서있어 19일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일각에서느 북미 및 남북 관계에 이어 한미관계가 연쇄적으로 악화할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포용정책을 기조로한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을 재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언급에 앞서 31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북한은 세계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탄도미사일 장사꾼"이라고 지칭했다.그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전미보수동맹회의에 참석,"북한은 구매자의 의도에 관계없이 누구하고나 미사일거래를 하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 나은 길을 택할 수 있는 호혜조치의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평양으로부터 진지한 응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은 북한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9·11연쇄테러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테러공격을받을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며 대량살상무기 국가들에 대한 선제예방공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위성턴=윤승용특파원
이영섭기자
■북한 외무성은 조지W 부시 미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을 이루는 나라라고 발언한데 대해 1일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조선중앙방송 보도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은 성명에서 “근래의 북미관계 역사에서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정책연설을 통해 자주적인 주권국가인 우리나라에 노골적인 침략위협을 가한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성명은 “대화와 협상의 가면마저 벗어 던지고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타격의 선택권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9ㆍ11 테러,엔론 사건 등을 언급한 뒤 “이는 전적으로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대외정책과 정치적 미숙성, 도덕적 부패성에 기인한다”면서 “부시가 흑백을 전도하여 국내ㆍ외의 모든 비난을 테러의 탓으로 돌리려 어리석게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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