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한반도가 요동치고 있다.미국이 필요이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경색된 북미관계의 영향으로 남북관계도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 언론 등은 부시의 대북 강경책이 ‘국내용’이라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대북강경자세의 파장은 예사롭지 않다.
걱정스러운 일은 우리의 햇볕정책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시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다. 이유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보유의혹을 근거로 들고 있다.
백악관은 미국이 당장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 등을 강구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손사래 친다. 하지만 럼즈펠드 국방 장관 등 강경파들은 그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사실상의 선전포고’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우리는 미국의 일방적 강경자세가 한반도 사태를 극단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먼저 지적하고자 한다.
가뜩이나 오는 19일 한미 양국은 부시 방한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를 조율키로 예정돼 있다. 그럼에도 미국측이 이에 앞서 선수를 치는듯한 자세는 우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마치 그들의 강경자세 뒤 편에 다른 숨은 뜻이 있지 않나 의심을 사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지금 미국은 파산한 한 기업과의 더러운 유착관계로 행정부 관리들이 줄줄이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고 있다.
또 미국산 전투기 F-15가 가격면에서나, 성능상의 취약점때문에 우리의 차세대 전투기(FX)사업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만약 일부의 해석처럼 미국이 국면전환이나, FX사업의 압박수단으로 이런 대북 강경자세를 부풀린 것이라면 비난 받아 마땅할 것이다.
우리도 여기서 대미외교 및 대북정책을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이 북미관계가 안 풀리는데 남북대화에 성의를 보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선남후미(先南後美)는 어디까지나 정부의 일방적인 희망에 불과하다. 우리가 정부에 냉각기를 갖고 안달하거나 조급해 하지 말자고 촉구한 것은 이 때문이다.
남북관계에 있어 지금 우리에게는 냉각기가 필요하다. 어차피 북미관계가 풀리지 않으면 남북관계의 호전은 기대 밖이다.
임기 말의 정부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 본들 ‘짝사랑’에 불과할 뿐이다. 또 미국에 대해서도 떳떳하게 우리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 미국이 압박한다고 조건에도 안 맞는 전투기를 강매(强買)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지금이야 말로 자주외교가 절실한 때라고 생각한다.
입력시간 2002/02/0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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