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목적고와 수도권 비평준화 고교가 충격에 휩싸였다.2002학년도 서울대 입시 뚜껑을 연 결과 ‘내신 60단계 세분화’로 불리한 학생부 성적이 상당 부분상쇄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합격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일 서울대에 따르면 올 정시 특목고 출신 합격생은 불과 154명으로 지원자(755명) 대비 합격률이20.4%에 불과했다. 전체 합격생 중 특목고생 비율도 5%에 그쳤다. 이에 비해 6,239명이 지원한 일반고는 2,578명이 합격, 합격률(41.3%)이 특목고의 2배를 웃돌았다. 합격자 점유율은 무려 87%.
중앙교육평가원 김영일 교육컨설팅 이사는 “특목고 몰락은 서울대가 올 입시에서 다단계 전형을 도입하면서 학생부 성적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게 됐기 때문”이라면서 “심층면접마저 쉽게 출제돼 특목고생들이 내신 불리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대에 지원한 특목고 학생 대부분이 수능점수로 선발한 1단계 전형은 통과했지만, 학생부 반영비율이 50~60%에 달하는 2단계의 벽을 뚫은 특목고 생은 10명 중 3명꼴(28.2%)에 그쳤다. 반면 1단계를 통과한 일반고 학생의 2단계 합격률은 58.9%에 달했다.
지난해 40여명 이상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던 A외고는 1단계 합격자 130여명 중 최종합격자가30여명에 불과했고, B외고도 120여명 1단계 통과 학생 중 90여명이 2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는 지난해 이들 학교 서울대 최종 합격생수가 40~50명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 안팎 급락한 것이다.
C과학고는 서울대 합격생 수가 ‘반토막’났고, 1단계 합격생이 70명인 수도권 비평준화 입시명문D고와 E고도 최종 합격생이 각각 25명과 30명에 그쳤다.
한 외고 교사는 “현재와 같은 서울대 입시 제도 아래서는 학생부 성적이 불리한 특목고 생들이 줄줄이탈락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학교 간 학력 격차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 입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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