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일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언급에 대해 ‘선전포고’라고 규정함으로써 북미관계가 더욱 경색될 조짐이다.북한 외무성은 부시의 연두교서 발표 후이틀 만에 반박 성명을 내놓을 정도로 기민했고, 이번에도 특유의 직설적 표현으로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경제불황 등으로 수세에 몰리자 안팎의 비난을 테러의 탓으로 돌리려 한다면서, 성명의 상당 부분을 ‘악의 축’에 대한 해명에 할애했다.
즉 북한은미국의 ‘불순한 정치적 목적’의 피해자로,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논리를 폈다.
예상 밖으로 논조는 그다지강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초 미국이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하자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겠다”(5월16일)고 엄포를 놓았으나, 이번에는 뚜렷한 대응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또 부시 정권이 클린턴 행정부가 마련한 핵ㆍ미사일 해법을 버렸다고 비난하면서도, 대화를 끊겠다고 못박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등의 표현으로 부시의 ‘망발’을 성토하는데 집중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레토릭 수준의 반응을 보이면서 대화 의지를 완전히 접지 않은데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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