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韓昇洙) 외교부장관이 30일 워싱턴을 방문했다.지난해 3월 외교사령탑에 오른 후 3번째인 이번 방문에서한 장관은 오후6시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면담한 뒤 밤 비행기로 곧바로 뉴욕으로 돌아갔다.
정작 회담상대인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은 만나지도 못한 헛걸음이었다.
한 장관의 헛걸음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었다.
이번 한미 외무장관 회담은 올 초부터 추진됐다. 31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경제 포럼에 참석하는 길에 워싱턴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싶다는 한 장관의 의향에 따라 주미대사관측은 미 국무부와 협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국측은 한 장관 취임 후 지난해 6월 워싱턴, 7월 서울, 9월 워싱턴 등 벌써 3번이나 회담을 가졌고 급박한 현안이 없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그러나 한국측의 간청에 못이긴 파월 장관측은 1월말이나 2월초 시간을 낼 수 있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파월장관과의 회담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을 출발했다.
결국 뉴욕에 도착했을 때까지 일정을 못 잡았지만 이미 약속된 라이스 보좌관과의 면담을 취소할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워싱턴을 찾아야 했다.
한 장관의 무리수에 대해 "개각설이 나돌자 자리보전을 위해 한미 외무장관회담을 추진했다"는 말 마저 나오고 있다.
전후과정으로 보아 개연성이 충분한 얘기다. 한 장관으로서는 다행스럽게 이번 개각에서 유임됐다. 사실이 그렇다면 장관 개인의 과욕으로 우리 외교만 비웃음을 샀다는 비난을 들어야 한다.
한 장관은 세계 경제포럼의 와중인 1일 뉴욕에서 파월 장관을 만날 예정이나 이를 회담으로 부르긴 궁색할 것 같다.
또 이 일정도 30일 현재까지 정확한 시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윤승용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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