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유상부(劉常夫) 회장은 31일 포철의 후계 경영구도와 관련, “포철이 민영화한 만큼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내부 철강전문가를 발탁할 것”이라고 밝혔다.유 회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가들을 위한 기업설명회(IR) 겸 최고경영자(CEO)포럼에 참석 “차기 최고경영자는 철강전문가가 될 것이며 철저한 경영능력 평가를 기준으로 선정될 것”이라며 “오너(주인)이 없이도 경영을 잘 할 수 있고 순조롭게 경영을 승계할 수 있다는 전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포철의 민영화와 함께 2000년 초대 회장에 취임한 유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경영구도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회장은 “정치성만 배제된다면 포철의 후계 경영자 선정과정은 국내 기업의 표본이 될 것”이라며“철강부문 CEO는 내부에서 선정하고 바이오ㆍ에너지ㆍ정보통신 등 미래 사업부문은 그 분야 최고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포철은 선진국형 기업지배구조와 후계 선정을 위해 3월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 3명의 사외이사와 2명의 사내 상임이사가 참여하는 이사추천 및 평가위원회가 이사 후보자를 추천하고 주총에서 이사를 선임한 다음, 이들 신임 이사들이 대표이사를 선임토록 할 계획이다.
유 회장은 또 “국제 철강 가격은 내년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도 긴축경영기조를 유지하겠다”며 “미국이 긴급수입제한조치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자국 철강업계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되므로 미국 정부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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