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는 31일 흥사단 통일포럼 주최 강연에서 “미북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는 발상은 아시아적 사고”라며 “미국적 사고방식에 체면 세워주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는 북한의 체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어긋나는 것이다.
미국이 30일 북한을 ‘악의 축’(An Axis of Evil)으로 규정한 직후 나온 이 발언으로 미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 재개를 모색하려는 우리측전략은 우여곡절을 겪을 듯하다.
_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국으로 언급해 북미대화 전망이 불투명하다는견해가 있다.
“이 문제는 오래된 문제다. 9ㆍ11 테러로 전세계가 테러 위협에 노출되는 정세속에서 북한의 위협이 특히 우려된다는 판단에서 말한 것 같다.”
_대통령 연두교서가 2월 한미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두 정상은 북한의 WMD 개발과 미사일 개발ㆍ수출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한국의 대북정책 지지 입장과 조건없는 북미대화 재개 원칙을 재천명할 것이다.”
_용산 미군기지 이전 방침에 대한 대사의 견해는.
“대체 부지가 마련된다면 이전한다는 1990년 양국간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한국 국민에게 불편을 줄 의사가 없으며, 기지 규모를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_북한은 사거리 1,000㎞이상의 미사일을 개발 중인데 한국은 300㎞로 억제돼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수출 억제를 통해 이 문제를 해소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_부시 대통령 방한 때 F-15 전투기 구매가 논의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이 자리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 하지만, 미 보잉사가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안다.”
_북미대화의 진전을 위해 북한의 체면을 살려줄 조치를 취할 의향은 없는지.
“아시아에서 35년간 살았지만 미국적 접근 방식과 아시아적 방식은 분명 다르다.현안이 있을 때 미국은 실용적(Pragmatic)이고 직설적(Talking Straight)으로 다루며 여기에 체면을 살리는 방식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없다고 보면 안 된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조건없이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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