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 러닝(CoolRunning)’이란 영화를 본적이 있는가. ‘쿨 러닝’은 열대지방에서 태어나 눈 한번 구경하지 못한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이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9일(한국시간) 개막되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한국판 쿨 러닝’의 감동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스켈레톤(Skeleton) 종목에 출전하는 강광배(29ㆍ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스켈레톤은 이번 대회에 새로 추가된 종목으로 썰매에 몸을 싣고 빙면을 질주한다는 점에서는 루지와 같지만 루지가 등을 썰매에 대고눕는 반면 스켈레톤은 엎드린 채 썰매를 탄다.
98년 나가노올림픽 당시 국내 최초로 루지종목에 출전한 강광배는 이듬해 스포츠마켓팅을 공부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로 유학을 갔다가 우연히 스켈레톤을 접하고 연습에 몰두, 지난달 초 열린 월드컵에서 출전자격을 획득했다. 국내에는 연습트랙도 없는 전혀 생소한 종목이다.
“동계스포츠라면 우선 쇼트트랙을 떠올리는데 다른 종목도 많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가 모두 메달을 따는 것은 아니잖아요.” 오스트리아 대표팀 훈련장에서 눈치보며 연습을 하고 자비로 각종 국제대회에 쫓아다녔던 탓인지 강광배의 출사표에는 오기가 잔뜩 서려 있다.
그는 다른 나라 대표선수 대부분이 캐나다 캘거리에서 마지막 훈련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경비가 없어 29일 귀국했다. 러닝과 수영 등 간단한 훈련만 하고 있는 강광배는 “비록 좋은 성적을 내지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