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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벤처 원조 메디슨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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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벤처 원조 메디슨의 몰락

입력
2002.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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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 기업의 효시라는 메디슨의 부도사태는 우리 벤처 산업 정책이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사건'이다.단순히 한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망했다는 차원은 아니다.

그간 일천한 우리 벤처업계에서 메디슨은 벤처의 상징, 신화, 대부 등 온갖 수식어가 붙었을 만큼, 대표주자였기에 몰락의 파장이 크다.

각종 게이트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되어 있는 벤처업계는 또 다시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메디슨의 부도는 한 마디로 정도(正道) 경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85년 설립이후 최첨단 의료기기개발 등으로 급성장한 메디슨이 사업 다각화 명목으로 적극적인 확장에 나서 한때 국내외에 23개 계열사와 40여 개의 투자사를 거느리기도 했다.

창업자인 이민화 전 회장은 이를 '벤처 생태계 조성' '벤처 연방'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곧 문어발식 확장이었음이 증명됐다.

이 전 회장과 경영진들은 이미 보유 주식을 대량 처분했다. 그 목적이 무엇이고, 매각 자금은 어디에 사용했는지 등을 당국은 명백히 밝혀야 한다.

재벌의 나쁜 면을 답습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메디슨 부도의 1차 책임은 회사 스스로에 있지만, 정부의 책임도 크다.

정부의 벤처 정책이 벤처 기업을 '비(非) 벤처화' 하는데 크게 한 몫 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벤처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제도와 100여 개가 넘는 각종 지원자금 등은 벤처 기업을 기술 개발보다는 로비나 머니 게임에 더 치중하게 했다.

이번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정립해야 한다. 가짜 벤처기업은 과감히 퇴출시키는 한편 벤처가 자생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갖추는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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