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가 대대적인 광고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공중파 광고를 자제하기로 한 1978년의 ‘신사 협정’이 지난해 말 업계 회의에서 사실상 깨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생보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3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지난해 말 기업 CI 변경을 계기로 대대적인 TV광고에 나선데 이어 업계 1위 삼성생명을 비롯해대한, 알리안츠제일, 동양 등도 TV광고 채비를 갖췄다.
생보업계의 이례적인 광고전은 20여년만에 깨진 신사협정의 결과다. 대형 생보사들은 최근 ▦농협 공제 및 우체국 보험 등 유사보험의 급신장 ▦외국계 생보사의 시장 잠식 ▦은행권 등 타 금융권과의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공중파 광고 자제 협정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합병, 사명 변경 등 특이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한해서만 최대 3개월간 TV 광고를 할 수 있다’는 협정 내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짜리 광고에 들어갔으며, 알리안츠제일과 동양생명도2002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부터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은 광고 시기 결정만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정 유지를 주장해왔던 대부분의 중소형사들은 방송 광고를 할 여력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 한 소형 생보사 관계자는“생보업계는 가뜩이나 몇몇 대형사가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독과점 체제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라며 “대형사 위주로 광고전이 펼쳐질 경우 중소형사의 영업력에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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