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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콜래트럴 데미지…테러집단 복수 나선 슈워제네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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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콜래트럴 데미지…테러집단 복수 나선 슈워제네거

입력
2002.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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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래트럴 데미지(Collateral Damage)’는 지난해 9월 11일 뉴욕 무역센터 테러사건으로 개봉을 연기한 영화다.마치 그날의 비극을 예상이라도 하듯 영화가 끔찍한 현실과 너무나 비슷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비극이 현실로 다가오기 전까지 할리우드가 얼마나 테러에 대해 자신만만했으며,영화적 낭만에 취해있었는지 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콜래트럴 데미지’는 ‘쌍방피해’란 뜻이다.

결국 테러는 무고한 인명을 희생시키고, 그것은 또 다른 복수와 희생을 낳아 적이든내 편이든 비극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

그래서 비록 적의 가족이지만 고귀한 생명을 지켜주는 박애주의와 한 명의 영웅으로도 얼마든지 테러집단을 처단할수 있다는 자신감.

그러나 어디까지나 영화 속이었다. 현실에서 그들은 ‘눈에는 눈’의 보복을 감행했고, 광범위하게 설정한 적에게 어떤 휴머니즘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들은 이제 55세로 괴력을 발휘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마지막 액션 히어로’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아닌 첨단 무기였다.

고디(아놀드 슈워제네거)는 현장에서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마다않는 용감하고 휴머니즘 넘치는 소방관이고, 집에서는 아내와 아들에게 더 없이 자상한 아버지이다.

앤드류 데이비스 감독은 흔히 이런 영화들이 그렇듯 뒤에 올 비극의 강도와 분노를 크게 하기 위해 초반 그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콜롬비아 해방군 대장인 클로디오(클리프 커티스)의 건물 폭탄테러로 아무 죄없는 아이와 아내가 죽는 상황을 설정한다.

뉴욕 테러 때 미국 전체가 일치단결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사건을 놓고 FBI와 CIA가 갈등하고, 정부의 온건파와 강경파가 대립한다.

참다 못한 폭약전문가였던 고디가 홀홀단신 클로디오를 잡으러 콜롬비아로 잠입한다.

이때부터는그야말로 우여곡절의 연속. 총알을 피해 밀림 속을 달리기에는 늙었지만 그는 미국의 영웅이다.

테러집단은 턱없이 잔인하기만 할 뿐 어수룩하고 그는 똑똑하다. 거기에 위험에서 구해준 클로디오의 아내와 아이까지 도움을 주니 승부는 뻔하다.

그 상투성이 싫어 영화는 반전을 시도한다. 고디가 구해준 클로디오의 아내 셀레나(프란체스카 네리)의 정체를 뒤집음으로써 부담스럽고 내키지 않은 휴머니즘조차 털어버리는 정당성을 찾아낸다. 같은 살인이라도 뻔한 승부만큼이나 영화 역시 테러를소재로 했고, 그 시점이 절묘했다는 것을 빼면 ‘콜래트럴 데미지’는 구성도, 배우의 연기도 새로울 것 없는 미국 중심주의,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오락 액션물이다.

미국인들은 셀레나의 간단한 거짓말에도 속을 만큼 착하고 순수한데 왜 ‘적’으로 생각할까. 8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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