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35)이 돌아왔다.앨범 제목마저 이름을 따서 ‘The Shin-Seung-Hun’이라 붙일 정도로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대단하다.
8집 타이틀곡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면’은 ‘보이지않는 사랑’을 연상케하는 신승훈류의 발라드.
사람들은 “예전의 신승훈이 돌아왔다”며 그 애닮고도 감미로운 느낌에 흠뻑 취한다. 그가 말하는 자신의 음악은 어떤 것일까.
-새 음악에 대한 반응을 스스로도 느끼는가. 이전 앨범에 비해 더 신경 쓴 부분은.
- “마치 4집 ‘그후로도 오랫동안’을 낸 후 느낌 같다. ‘이제 대박은 없겠지’ 하고 마음을 비웠는데 결과적으로 잘 된 앨범이다.
8집도 초심으로 돌아가 만들었다. 그동안 작ㆍ편곡에서 믹싱ㆍ프로듀싱까지 1인 5역을 하다 보니 멜로디 부분에 소홀했고 음악적 실험에만 집착한 듯하다. 이번에는 다른 음악은 일체 안 듣고 1~7집까지 내 노래만 들으며내 장점을 최대한 뽑으려 했다.”
-‘신승훈류’ 발라드로의 회귀는 자기 정체성의 복원일 수도 있지만 음악적인 안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데.
- “빌리 조엘이나 엘튼 존의 음악을 들어 보면 수십 년간 똑같다. 어쩌면 우리 풍토가 뮤지션에게 무리하게 변화를 요구하는 게 아닌가 한다. 변함없는 그 무엇을 너무 과소평가하는게 아닌지.”
-발라드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있는가. 수록곡 제목이자 신승훈식 정서의 요체라는 ‘애이불비(哀以不悲)’의 의미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발라드를 쉽게 아는 경향이 있는데, 힙합이나 R&B와 달리 정형이 없는 음악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패티김의 ‘초우’ 같은 스타일이, 매번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다양하게 이어져 오는 것이다. 얼마나 어렵겠는가.
‘애이불비’는 내가 좋아하는 김소월의 사상이자 내 노래를 관통해 온 정서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울고 싶어지면/그대를 생각하며 추억에 빠져 있네), ‘보이지 않는 사랑’(미소 짓는 얼굴로 울고 있었지), 그리고 ‘애이불비’(그대 어디로 떠나든/내가 그댈 비추렵니다)까지, 애절함이 뼈 속까지 스미지만 슬픔에 울부짖지는 않는 정한이다.
‘가지마’ 라거나 ‘떠나버려’ 라고 외치는 요즘 정서와는 다를 수 있다.”
-‘발라드 황제’라는 호칭을 거부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가수라는 측면에 가려 사람들이 내가 싱어송라이터인줄 모른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나 ‘보이지않는 사랑’ 같은 거 다 신승훈씨가 썼어요?”하고 놀라는 사람도 있다.
뮤지션의 이미지를 위해 10년 동안 CF 한 편 안 찍었는데. 모든 가수가 곡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곡 쓰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달라야 하는 게 아닐까.”
-일반적인 싱어송라이터처럼 다른 가수에게 곡을 주는 일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앞으로도 자기 곡은 자기만 부를 생각인가.
-“아니다. 지금 오디션을 통해 신인가수를 고르고 있다. 앞으로는 ‘프로듀서 신승훈’을 기대해도 좋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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