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최대 호황을 누렸던 국내 조선 업체들이 세계 조선산업 불황에 대비해 선박건조부문 의존도를 낮추고 해양플랜트 등 사업 부문별 세분화와 전문화를 서두르고 있다.특히 선박 발주 침체 및 일본 엔화 약세라는 대외 환경변화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선을 비롯한 고수익 분야에 집중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30일 해양 플랜트 사업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 해양관련 생산ㆍ품질관리ㆍ설계ㆍ프로젝트관리(PM) 등 주요기능을 해양플랜트 부문으로 일원화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원유 및 가스생산설비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심해 유전개발이 가능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등 고수익의 설비의 발주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돼 해양 플랜트부문을 전문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를 통해 플랜트 부문 매출 비중을 현 15% 수준에서 2005년까지 30%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시설투자 규모를 지난 해보다 7%정도 줄이는 대신 LNG선 등 가스운반선과 해양설비 등 특수선 부문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선종이 복잡ㆍ다양해지고 있는데다 앞으로 중국 등 후발국과의 경쟁에 대비해 설비확장은 자제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 매출 비중을 지난 해 51.8%에서 올해는 46.3%로 낮추고 특수선과 해양플랜트 사업부문을 특화할 방침이다.
옛 대우중공업의 기계부문(대우종합기계) 분리에 따라 조선부문 비중이 지난 해 85%로 높아진 대우조선도 특화 부문 비중 확대를 통해 조선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처음으로 4억3,000만달러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한데 이어 올해 수주목표를 10억 달러로 늘려 잡았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조선비중이 20%도 안 되는 일본 조선소들과 비교하면 국내 업체들의 전업도는지나치게 높다”며“2004년까지 조선부문 비중을 74%로, 해양플랜트 부문을 18%로 조정하고 조선부문 내에서도 LNG선과 복합선박 등 고부가가치 차세대 선박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