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일뿐'이라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연두교서는 미국인에게는 확신의 리더십으로 신뢰를 주고 있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는 그들이 처한 입장에 따라 천차만별의 민감한 정치적 파장을 던지고 있다.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추축국'으로 단호히 규정한 부시의 연설은 우리의 대북정책뿐 아니라 아시아정세에도 민감한 반응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
부시는 테러와의 전쟁 목표를 명료하게 전하고 있다.
첫째는 지금 수행하고 있는 테러전쟁에서의 승리다.
테러캠프와 테러계획의 분쇄는 물론, 테러리스트의 사법처리를 천명하고, 그 전선을 아프간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둘째,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추구하는 테러리스트와 국가가 미국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그 대상으로 북한 이란 이라크를 지목한 것이다.
부시가 테러전쟁과 관련하여 이들 3개국을 지목한 것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 세국가를 '악의 추축국'이라 명명한 것은 2차대전 당시 독일 일본 이탈리아를 '전쟁 추축국'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하여 부시정부의 의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더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9ㆍ11테러이후 잠잠하지만 본성은 변한게 없으며,국민을 굶기면서 대량살상 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대통령의 평가라는 점에서 볼 때 향후 미국의 대북한 정책이 북한의 태도에 따라 적잖이 출렁거릴 것임을 짐작케 한다.
부시의 대북자세가 채찍일변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화 속에 점진적인 변화를 엮어내려 했던 클린턴 정부 스타일과는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곧 김대중 대통령식 햇볕정책의 전도가 험난함을 예고한다. 부시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비판이 없지 않지만 이런 현실을 감안해 정부가 슬기로운 대응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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