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금을 내러 집 근처 은행을 찾았다.직원이 많지 않아서인지 업무 속도가 느려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 내 차례가 되었다.
번호표시를 보고 창구쪽으로 갔는데 갑자기 60대 중반의 남자가 오더니 번호표와 통장을 슬며시 창구에 밀어넣는 것이다.
번호를 보더니 은행원이 말없이 업무를 처리해줬다.
나는 먼저 왔던 사람이 번호를 놓친 줄 알고 번호표를 봤는데 나보다 10번이나 뒤의 사람이었다. 어이가 없어 은행원에게 왜 먼저 해주었냐고 묻자 “연세가 많은 분들에게 번호순서대로 해야 한다고 말하면 불친절하다며 역정을 내서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이다.
몸이 불편해서 오래 기다리기 어려운 노약자들의 업무를 먼저 처리해주는 배려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이상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순서를 지키지 않는 것은 문제다.무슨 일이든 나이가 많으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식이 깊숙이 자리잡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 김의배ㆍ서울 송파구 방이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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