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가 교도소를 나가기 위해 스스로 에이즈에 감염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이 무기수는 에이즈에 걸리기 위해 복역 중인 에이즈 감염자를 이용하고 면도칼과 주사기까지 반입한 것으로 확인돼 교정당국의 에이즈 감염자관리 등 보건정책에 구멍이 뚫렸음이 드러났다.
부산지검과 부산교도소는 살인교사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 지난해 말 에이즈 양성반응을 보였던 폭력조직 유태파 부두목 김모(40)씨가 고의로 에이즈에 걸린 사실이 드러났다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말 교도소측에 에이즈 감염여부를 진단해줄 것을 요구, 국립보건원에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반응을 보여 청송감호소로 이송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는 에이즈에 걸릴 경우 ‘형집행을 계속할 수 없는 중요사안’에 해당돼 교도소측이 출소시켜줄 것으로 생각하고 고의로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검찰 1차 조사에서 김씨는 지난해 10월26일 “몸이 아프다”며 교도소 의무실에 간 뒤 후배 폭력배를 시켜 병사동에 격리 수용된 에이즈 감염자 김모(31)씨를 의무실로 끌고와 김씨의 얼굴과 자신의 팔에 상처를 낸 뒤 서로 접촉하는 방법으로 에이즈 감염을 유도했다.
김씨는 교도소측에 에이즈 검사를 요청해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판정이 나오자 11월4일 에이즈감염자 김씨를 다시 불러 1회용 주사기로 혈액을 뽑은 뒤 자신의 팔에 투여했으며 일주일 뒤에는 김씨로부터 정액을 받아 마시기까지 했다.
부두목 김씨는 “출소할 경우 사례를 하겠다”고 에이즈 감염자 김씨를 꾀여 이 같은 일을 저질렀으며 에이즈 감염자 김씨는 올해 초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뒤 부두목 김씨 가족과 폭력조직으로부터 용돈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도소측은 에이즈 환자가 범법행위로 복역한 적은 있으나 복역 중 에이즈에 감염된 전례가 없어 김씨의 신병처리를 고민하다 지난해말 청송감호소로 이송시켰다.
검찰은 에이즈 감염과정에서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 김씨를 후천성 면역결핍증예방법 위반으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이 법은 고의로 에이즈를 전파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씨는 1999년 6월 부산 남구 용호2동 백운포매립지에서 히로뽕 구입자금 500만원을 빌려간 뒤 갚지 않는 배모(당시 36세)씨를 살해하도록 조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부산=김창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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